맨하탄의 불빛

  • 등록 2008.07.08 14: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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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맨하탄 섬 서쪽에는 허드슨 강이 흐른다. 그 건너 강가에서 볼 수 있는 맨하탄 섬 가득한 빌딩과 그 빌딩들이 만들어 내는 스카이라인의 아름다움은 세계 3대 경치 중에 하나로 꼽을 만 하다. 그 곳에서 찍은 맨하탄 섬 사진은 현대 도시야경의 상징이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근래 맨하튼의 불이 많이 꺼져서 밤 경치가 어두워지고 있는 것이다. 원유값이 오르면서 잇달아 전기 값이 오르니까 많은 건물들이 전기를 아끼기 위해 불을 끈다고 한다.

구경하는 입장에서야 아쉽지만 한편으론 자본주의 경제의 중요 요소인 '가격'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가격이 오르면서 수요가 줄게 되고 이 같은 수요의 감소는 다시 가격을 낮추게 만들어 새로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만드는 것이다.

원유 가격의 인상에 따른 휘발유 가격 인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국에서도 그 동안 갤런 당(약 4리터) 3불 이하이던 가격이 4불을 훌쩍 넘어가 버렸다. 당연히 휘발유를 적게 쓰려고 자동차 운행을 줄이면 휘발유 수요가 줄게 되고 줄어든 수요로 인해 가격이 내려야 경제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거리의 자동차 통행이 뜸해져야 한다. 기름값이 올랐는데도 정부가 보조금을 주거나 가격을 통제해서 시장 가격에 변동이 없으면 결국 수요량에 변화가 없을 것이고 따라서 가격이 내려올 리가 없게 된다.

다시 말해서 시장가격에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여야 가격이 제 역할을 할 텐데 정부가 그 중간에 어떤 명분이든 내세우고 끼어들게 되면 그 순간 가격의 시장 조정기능은 상실되어 버리고 만다.

돈을 빌리는 가격인 금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금리를 올리면 투자를 위한 돈의 수요가 줄어들고 금리를 내리면 투자를 많이 하려 해서 돈의 수요가 늘어나야 한다. 그런데 금리를 올리거나 내려도 투자에 변화가 없다면 금리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므로 그 원인부터 찾아내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가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수요자나 공급자가 독점적인 위치를 남용 할 때도 그렇고 정부가 세금을 매기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으로 과잉 개입 할 때도 그렇게 된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국민의 정서 때문에 그렇게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쌀이나 쇠고기는 국제가격에 비해 국내 가격이 터무니 없이 높은 품목들이다. 따라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돈을 더 내고 먹는 셈이므로 수입을 개방하라고 데모를 해야 함 직한데 그 반대인 것이다.

월급 몇 퍼센트 더 올려달라고 파업을 몇 달씩 하는 사람들이 다른 나라보다 몇 배 비싼 쌀과 쇠고기를 사먹으며 힘들게 번 돈을 낭비하는 데는 눈을 감으면서 쇠고기 수입을 개방하면 안된다고 데모를 한다. 한우를 키우는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가만히 있는데 그 들이 파는 쇠고기를 사먹는 소비자인 국민들이 아우성이다. 우유농가들 마저 젖소 송아지 대 여섯 마리 값과 한우 송아지 한 마리 값이 같은 이유는 수입 규제에 묶인 한우의 특혜 때문이라고 불평한다.

외국에서 값싼 송아지를 들여와서 몇 달 키운 소를 한우라고 비싸게 사먹으면서, 마블링이 잘 되도록 외국에서 동물성 사료를 수입해 먹여 키우는 한우는 광우병의 위험이 전혀 없다고 믿고 있는 어리석은 대중들이다.

대통령을 뽑아 놓고 그 대통령이 공약을 실천하는 것을 반대하는 국민들은 세계에서 웃음거리가 된다. 일반적으로는 공약을 실천하지 않을 때 반발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공약을 실천하겠다는데 반대한다면 애초에 왜 그를 뽑았는가.

대통령 자신도 어리둥절할 일이다. 경제 살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경제를 살려 보도록 놓아두어야 하지 않을까. 사사건건 애당초 그가 벌여 논 일도 아닌데 경제 살리는 일마저 못하게 해서는 우리 국민들에게 무슨 이익이 될지 모르겠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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