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소 분유’ 164종 공개됐지만…온라인에선 여전히 ‘깜깜이 판매’

  • 등록 2026.01.27 15: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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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판매 중단 요청에도 해외직구 분유 노출 지속
바코드·로트번호 미표시로 소비자 회수 여부 확인 불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유럽 등에서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 유래 독소인 ‘세레울라이드(cereulide)’ 존재 가능성으로 대규모 회수가 진행 중인 영유아용 조제분유가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전히 판매·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품 식별 정보가 부족해 소비자가 위해 여부를 가려내기 어려운 구조가 드러나면서 영유아 식품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푸드투데이가 주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확인한 결과, A 플랫폼에서 유럽에서 예방적 회수 조치가 내려진 네슬레(Nestlé)사의 ‘BEBA Pre’, ‘BEBA supreme’ 등 위해 우려 분유 제품이 개인 구매대행 형태로 여전히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정보 사각지대’다. 위해 제품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제품명뿐만 아니라 바코드, 품질유지기한, 로트번호(Lot No.) 확인이 필수적이지만 상당수 판매 페이지에서는 이러한 핵심 정보가 누락돼 있었다. 소비자가 유럽 현지에서 회수 중인 배치의 제품인지 여부를 스스로 확인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B 플랫폼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Aptamil AR1’ 제품은 검색을 통해 판매 페이지가 확인되지만 유럽 현지에서 회수 대상으로 공지된 제품번호(lot no.) 111444865와의 일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

 

회수 대상이 아닌 다른 해외 분유 제품 역시 식별 정보가 빠진 채 유통되고 있어 향후 위해 정보 발생 시 유사한 혼선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식약처 “플랫폼에 협조 요청... 지속 모니터링할 것”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사흘에 걸쳐 네이버쇼핑, 옥션이베이 등 온라인 쇼핑 협회와 플랫폼사에 위해 분유 제품의 판매 및 구매대행 금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1월 26일 다시 한번 관련 제품이 판매되지 않도록 협조 요청을 보냈다”며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식약처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개인 구매대행업자가 수시로 올리는 게시물을 실시간으로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레울라이드’ 독소 우려…전 세계 164개 제품 회수

 

이번 회수 조치는 유럽 현지 제조 공정에서 사용된 일부 원료, 특히 오메가-6 계열 ARA 오일에서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생성하는 독소 세레울라이드가 미량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세레울라이드는 설사·구토를 유발할 수 있으며, 가열로도 파괴되지 않는 특성을 지녀 영유아에게 특히 위험한 물질로 평가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바실러스 세레우스 및 세레울라이드 독소 존재 가능성으로 예방적 회수 조치가 진행 중인 조제분유는 1월 26일 18시 기준 총 164개 제품에 달한다. 회수 조치는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을 중심으로 아시아와 남미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회수 대상에는 네슬레(Nestlé), 락탈리스(Lactalis), 사눌락(Sanulac), 다논(Danone) 등 글로벌 식품기업의 주요 분유 제품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이번 회수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은 네슬레다. 네슬레는 독일과 스위스 등 유럽 전역에서 유통 중인 ▲베바(BEBA) ▲난(NAN) ▲귀고즈(GUIGOZ) ▲에스엠에이(SMA)를 비롯해 특수 분유 라인인 ▲알파미노(Alfamino) 등 다수 제품에서 세레울라이드 독소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자 자발적 회수 조치에 나섰다.

식약처는 현재까지 국내 정식 수입된 위해 제품은 없으며, 국내 유통 중인 분유 113품목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 사이트나 구매대행을 통한 해외직구 분유의 경우, 제품 상세 페이지에 바코드·로트번호·품질유지기한 등 핵심 식별 정보가 누락된 채 유통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위해 발생 시 소비자 안전 관리의 결정적 사각지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는 소비자가 ‘수입식품정보마루’와 ‘식품안전나라’ 내 ‘해외직구식품 올바로’ 서비스를 통해 회수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판매 페이지 자체에 식별 정보가 없는 구조에서는 소비자가 이를 대조·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정부와 온라인 플랫폼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직구 유통 구조와 정보 표시 공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영유아용 식품 안전은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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