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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식품 안전과 이산화염소'(3)

이산화염소는 폭발성 때문에 압축하거나 가압저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용현장에서 생성장치를 설치하고 생성시켜 사용해야 한다.

 

식품의 가공공정에서 요구되는 살균소독제 사용용도는 원료나 단순 가공한 공정 중간품의 표면 오염미생물의 저감을 위해 비가열 살균이나 생산시설, 기구 등의 위생관리를 위한 살균이다.

 

처리대상물 중에서 채소나 과일과 같은 농산물의 경우에는 50ppm 이하의 농도에서도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가시적인 살균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사용 농도에 비교적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축산물이나 수산물의 경우에는 농도가 높거나 접촉시간이 긴 경우에 산화에 의한 단백질 변성이나 육색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제한성이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은 이산화염소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산화력이 있는 살균소독제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다.

 

생산시설이나 기구의 표면살균에는 낮은 농도로도 효과적인 살균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도 작업자의 호흡기나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사용농도나 환기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부분의 원료나 생산시설, 기구 등은 이물 제거 등을 목적으로 한 세척을 일상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이산화염소수의 적용에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하지는 않는다.

 

살균소독력과 관련된 공인시험방법으로 이산화염소수의 살균력을 평가하면 세균, 곰팡이, 효모 등 대부분의 미생물에 대해 10ppm 이하의 농도로도 99.999% 이상의 살균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실제 농수산물에 대한 살균력 효과는 연구자들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이산화염소는 과실이나 채소류의 표면미생물을 제거하는데 비교적 효과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이산화염소의 살균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이산화염소의 농도, 시간, 상대습도와 온도가 일차적인 영향인자이며, 이산화염소의 농도와 처리대상물의 양(부피), 처리대상물 표면의 상태와 미생물이 위치하는 장소도 중요한 영향인자이다.

 

특히 처리대상물의 상태, 즉 손상의 정도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예를 들어 토마토를 대상으로 이산화염소수를 처리했을 때 인위적으로 오염시킨 살모넬라균(Salmonella typhimurium)이나 무름병균(Erwinia carotovora)을 5log cycle 이상 감소시켰다는 결과도 있다. 하지만 상처가 없는 피망에서는 인위적으로 오염시킨 리스테리아균(Listeria monocytogens)을 3ppm의 이산화염소수로 3.7log cycle 감소시킨 반면 상처가 난 피망에서는 0.44log cycle만 감소하였다는 결과도 있다.

 

즉, 처리 대상물의 종류, 오염정도, 손상정도, 오염된 미생물의 위치, 미생물의 생리적 상태, 생물막(biofilm)의 생성 등에 따라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저감효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산화염소수에 비해 이산화염소 가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농도에서도 효과적인 살균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이산화염소 가스도 이산화염소수와 같이 처리 대상물이나 이산화염소의 농도, 처리시간, 상대습도 등에 따라 살균효과가 큰 차이를 보인다.

 

1.2㎎/ℓ의 이산화염소로 피망을 처리한 경우 최대 8.04log cycle의 감소율을 보였다는 결과도 있고 4.1㎎/ℓ의 이산화염소로 상추를 처리 대상물로 한 경우 1.58log cycle의 감소만을 나타낸 결과도 있다. 처리대상물과 처리조건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지만 4~10㎎/ℓ의 이산화염소로 약 3~4log cycle의 감소 효과를 나타낸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산화염소를 사용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중의 하나는 처리후 처리대상물의 품질이다. 대상처리물에 따라 품질에 미치는 농도가 각기 다르다. 예컨대 5㎎/ℓ의 이산화염소로 절단 상추를 5분간 처리한 경우 처리하지 않은 절단 상추와 관능적으로 차이가 없지만 20㎎/ℓ의 이산화염소로 5분간 절단한 배추를 처리한 경우에 처리하지 않은 절단 배추와 비교하여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는 결과가 있다.

 

또한 이산화염소가 효소적 갈변 반응을 유발시키는 폴리페놀산화효소(polyphenol oxidase)의 활성을 저하시키지만 이산화염소에 의한 페놀의 산화에 따른 갈변을 상쇄시킬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과도한 이산화염소의 처리는 표백을 발생시키기도 하는데 과일과 채소류에 존재하는 셀룰로오스, 리그닌이나 클로로필 등의 색소를 산화시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산화염소 처리에 따른 과실이나 채소류의 호흡율은 절단 양배추를 시료로 했을 때 약 22% 정도 증가시켰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이산화염소는 효과적으로 미생물을 불활성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산화제이다. 특히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발생이 가능하고 오랫동안 정수처리에 사용되어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식품의 가공공정에 폭넓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상 처리물의 미생물에 대한 생리학적 특성에 보다 많은 이해가 필요하며, 특히 농수산물 자체의 생리적인 특성에 미치는 영향에도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발생장치와 관련하여 정수처리설비와는 달리 식품의 가공공정에 적합한 용량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소규모 장치가 상용화되어야 한다. 특히 이산화염소수의 경우 원료물질인 아염소산나트륨(NaClO2)은 생성장치의 효율이 낮아 이산화염소의 순도나 수율이 낮은 경우에는 생성수로 아염소산염(chlorite)으로 잔류하기 때문에 고순도로 생성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미국의 연방규격에서는 이산화염소 생성장치의 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산화염소 가스의 경우에는 안정적인 처리 시스템을 개발할 경우 향후의 활용도는 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산화염소 가스는 이산화염소수에 비해 과실과 채소류의 살균에서 동일 노출시간에 대해 미생물에 대한 접촉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낮은 농도로도 높은 살균력을 나타낼 수 있어 수확이후의 전처리뿐만 아니라 농산물의 수확 후 저장시에 미생물의 생육 억제를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합한 처리시설과 농도제어장치, 그리고 처리조건에 대한 관련 분야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