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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식량안보 위협하는 한.미 FTA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의 11월 22일 한미 FTA 비준동의안 날치기 처리는 대한민국 국가주권과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의회 쿠데다 였다. 국회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국회비준을 막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 국민여러분께 죄송스런 마음이 앞선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이후 지난 4년 동안 3년 연속 예산안 날치기, 언론악법등 수많은 MB 악법의 날치기를 자행하더니 이제는 국가주권이 걸려있고 농어민과 중소상공인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국가간 조약 까지 숫적우위를 내세워 날치기 처리하였다. 이는 어떤 명분과 이유를 대더라도 치유될 수 없는 문제이다.

미국의 경우 다른 산업분야도 세계 최강이지만 농업 생산량 또한 세계 1위이다. 농산물 중 밀은 세계생산량의 12.6%를 생산하여 세계 2위, 옥수수 46%(1위), 콩 66%(1위), 담배 17%(2위), 목화 23%(1위), 포도 67%(1위), 사과 14%(1위)를 각각 생산하여 독보적인 세계 1위이며 축산에서도 우유, 버터, 육류, 치즈, 달걀의 생산량이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반면 우리농업은 미국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수준이며 대부분 소규모 영농이 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경쟁이라는 말을 내놓기가 어려울 정도의 수준이다. 미국과의 FTA가 공식발효 되면  우리의 농업과 농업기반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산업차원을 넘어 국민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기반이기에 농업이 무너지면 우리의 식량안보가 무너지는 것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금년 초 개최된 제41차 세계경제포럼(WEF)회의에서는 식량안보 문제가 중요하게 다루어 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7%대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이며,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이 5%에 불과하다. 만약 세계가 식량위기에 직면한다면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다. 다른 산업과 달리 농업기반은 한번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기가 어려운 산업이다. 

한미 FTA 체결 후 처음에야 저가에 들어오는 미국의 농산물이 우리 소비자의 장바구니를 두둑하게 하겠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미국의 거대 농업회사가 언제까지 안정적으로 농축산물을 공급해 주겠는가?  세계 식량위기가 오면 우리 먹을거리를 담보로 흥정해올 것이 분명하다. 지금 당장 자동차 몇 대 더 팔겠다고 우리의 식량주권을 미국 농업기업에 넘기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정부는 농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이를 믿는 분들은 없는 것 같다. 정부가 제출한 2012년 국가예산만 봐도 전체예산은 2011년 대비 5.5% 증가하였으나 농업예산은 2.6% 증가하는데 그쳤다. 세계 최대의 농업선진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우리농업을 지키고자 하는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농업이 무너지면 식량자급률을 기초로 한 식량안보도 무너지게 된다. 이러한 중차대한 문제에 대하여 한나라당은 숫적우위를 내세워 날치기 처리 해버렸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 무역시장 속에서 현재 수출이 잘되는 제품을 살리자고 수천 년간 이어온 우리의 농업을 포기하는 것이 맞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최근 몇 년간 국제유가 폭등으로 서민들이 고통 받을 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에너지 절약 캠폐인 정도였다.  

만약 식량위기가 와서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하면 국민들이 먹는 것을 줄이라고 홍보할 것인가? 너무 극단적인 비유일지는 모르나 그만큼 우리 농업과 식량안보는 소중한 것이다. 자동차를 안타고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으나 우리 중 어느 하나도 밥을 먹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한.미 FTA는 여러부분에서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으나 특히 우리 국민의 식량안보를 미국에 내주었다는 측면에서 반드시 무효화 또는 재협상을 통해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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