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해외서 입지 굳힌다”

  • 등록 2011.01.18 10: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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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식품업계가 집중하고 있는 키워드는 단연 '글로벌'이다.

다양한 기업, 브랜드의 홍수 속에 내수시장은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고, 저출산의 영향으로 시장 확대 가능성도 높지 않아 장기적인 전망도 밝지만은 않기 때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로운 시장인 ‘해외’로 눈을 돌리는 식품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시장은 공간적인 제약이 없을 뿐 아니라, 새로운 고객 창출이 가능하고, 특히나 2010년 하반기부터 ‘한식의 세계화’가 국내 식품업계 뜨거운 이슈로 더없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해외시장 진출이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이나, 성공적인 ‘한식의 세계화’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공간적인 제약이 없는 만큼, 이미 탄탄한 입지를 갖춘 수많은 강자들과 경쟁해야 하고, 우리와 정서가 다른 해외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고, 그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창출하는 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대상FNF 종가집은 국내 시장에서의 선전에 머무르지 않고, 일찌감치 해외시장을 공략, 한식의 세계화를 이끄는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1988년 일본시장에 첫 선을 보인 종가집은 신제품 개발, 수출시장 다변화 등 글로벌 공략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들을 전개해왔다.

그 결과 현재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북미, 서유럽,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40여 개국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연간 2000만 달러(약 302억원)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종가집의 해외시장 선전은 ‘체험’을 통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김치를 직접 경험해 보게끔 하고, 신뢰를 쌓아간 것이 바탕이 됐다.

국내에서도 업계 최초로 실연 매대를 도입해 상품김치 시장을 성장시켰던 것처럼, 해외 각지의 매장에서 종가집 김치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실연하고 소비자가 시식해보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또한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국외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작년 11월에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한식 문화 체험 공간인 ‘김치월드’를 오픈하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김치를 비롯 다양한 한식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웅진식품의 ‘자연은’ 주스는 ‘2선 전략’으로 중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웅진식품은 이미 글로벌 주스 브랜드들이 대거 들어와 있는 대도시를 피해 광둥성, 푸젠성 등 남방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했고, 2009년 자연은 주스의 대 중국 수출액은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또한 웅진식품은 시장뿐 아니라 제품 측면에서도 틈새를 공략했다.

중국 남부 사람들은 알로에에 더위를 식혀주는 기능이 있다고 여기는데, 알로에가 주스 제품으로 공급된 것은 자연은이 처음이어서 소비자 반응이 매우 좋았다. 자연은은 비슷한 스타일의 미투 제품에 비해 세배 정도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며 중국 내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샘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간장 수출로 연간 1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지 시장 점유율도 50%에 이른다. 샘표가 중동에서 이렇게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게 된 것은 ‘기회’를 발견하고, 일단 도전해본 것이 주효했다.

90년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필리핀인 가정부들에 의해 전파된 간장이 기존 음식과 잘 어울려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샘표가 호재를 만난 건, 2002년 초 필리핀 간장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검출돼 수입이 금지되면서부터다. 샘표 해외마케팅팀은 당시 기사를 검색하다 이 지역에 간장이 없어 '음식대란'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통망도 없고 대금을 제대로 받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었지만 10억 병 분량의 간장을 사우디로 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그 성과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도시락’ 라면은 러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러시아인들에게 도시락 라면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탈 때, 주말마다 찾는 주말농장에 갈 때에 꼭 챙겨야 하는 필수품 같은 존재다.

한국야쿠르트는 이 같은 성공요인으로 ‘맛의 현지화’를 꼽는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러시아인들을 위해 국내에는 없는 닭고기, 새우, 쇠고기, 채소 등 7가지 맛을 개발해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도 닭고기맛 라면으로, 현지 입맛에 맞게 개발한 제품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리온이 꼽는 중국 시장 개척의 비결은 ‘감성적인 접근’이다. 한ㆍ중 수교직후인 1993년 베이징 사무소를 개설하며 첫발을 내디딜 때부터 오리온은 사명을 좋은 친구라는 의미의 '하오리여우'(好麗友)로 정하고, 친근함을 강조했다.

또한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판다 모양으로 만든 '판다파이'(슝마오파이파이ㆍ 熊猫派派) 매출의 일부를 판다 보호기금으로 지원하는 등 현지 정서에 맞는 감성 마케팅에 주력했다.

특히 초코파이의 경우, '중국인의 DNA를 파악해 그들을 감동시킨다'는 특명 아래 초코파이의 상징이었던 파란색 포장을 중국인의 취향을 고려해 붉은색으로 바꿨다. 또한 국내에서 '정'(情)을 키워드로 마케팅 캠페인을 벌였듯 중국인의 사상을 대표하는 '인'(仁)을 초코파이의 마케팅 콘셉트로 내걸었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오리온은 중국 광주 공장을 기점으로 매해 30~4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3년 안에는 중국 내에서만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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