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2초, 3초, 4초, 5초, 6초…
1에서 6까지 6초를 세는 동안 지구촌 어디선가는 지금도 소중한 한 생명이 굶어 죽고 있다.
유엔 산하 보건식량기구들에 따르면 개발도상국 전역에서 기아와 영양실조, 그리고 그 관련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은 하루 평균 2만 5000명에 이른다.
신간 '기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식량 생산 증대에 일대 전기가 된 녹색혁명이 성공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왜 여전히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기아의 근본 원인을 파헤친다.
저자인 로저 서로우와 스코트 킬맨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로, 두 사람은 공동 취재를 통해 기아의 이면을 수차례 다뤘으며 2005년에는 식량 안보와 농촌 개발 문제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킨 공로로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가 수여하는 'A.H.보어마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자들은 아프리카의 기근 지대와 미국, 러시아, 인도의 곡창 지대 등을 직접 뛰어다니며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아시아와 남미를 바꿔놓은 녹색혁명이 아프리카에서 왜 갑자기 중단되었는지를 그 배후를 추적한다.
이들은 아프리카가 유럽연합(EU)보다 두 배 더 많은 경작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것은 자연재해나 독재자 때문이라기보다는 서방 공여국 등의 잘못된 정책이 만들어낸 인재라고 주장한다.
자신들은 수용할 수 없는 경제 정책을 아프리카에 수용할 것을 강요하는 서방 공여국과 정치인들, 원조 공여자들의 이익을 원조 수혜자들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식량 원조, 환경 보호라는 미명하에 시행되는 에탄올 연료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 등이 아프리카의 기아를 가속화시켰다는 것.
자국에 도입해 효과를 본 현대 농법에 반감을 가진 나머지 아프리카에 현대 농업 도입을 반대하는 사회 운동가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의 선의가 오히려 아프리카의 주민들을 계속 굶주리게 하고 아프리카의 자급자족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물론 국민의 부를 갈취하고 있는 아프리카 지도자들도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저자들은 "만성적인 세계 기아의 많은 부분은 인간이 만들어낸 재해, 즉 자기 자신이나 당시 아프리카를 위해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과 단체들, 정부들에 의해 하루에 하나씩, 한번에 하나씩 이루어진, 다시 말해 익명의 결정으로 생긴 인재"라고 지적한다.
에이지21 펴냄 / 로저 서로우 지음 / 이순주 옮김 / 480쪽 / 1만8000원
푸드투데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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