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각료회의 성과 없이 폐막
미국·케인즈그룹, 관세 및 보조금 감축 수준 만족스럽지 못해
일본·EU, 수입국에 불리한 극단적인 제안 '수용불가'
지난 14~16일 도쿄에서 열린 WTO 비공식 각료회의가 농업 등의 분야에서 이해 당사국간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폐막되어 3월말로 예정된 농업협상방식 결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번 협상에서 WTO 농업협상그룹 하빈슨 의장에 제시한 협상방식(Modality) 1차 초안에 대해 미국과 케언즈그룹 등 수출국들은 관세 및 보조금 감축수준과 수출보조금 철폐기간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주장한 반면, 유럽연합(EU)와 일본, 한국 등 수입국들은 과도한 부담을 요구하는 극단적인 제안이라며 크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빈슨 의장은 또 한국과 일본에 민감한 사안인 쌀관세화에 대해서도 ꡐ불가피하다ꡑ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개도국의 관심사항인 개도국 우대사항, 의약품 공급문제 등에 대해서도 선진국과 개도국간 이견이 표출돼 우리 농업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일본은 하빈슨 회장의 제안대로 관세 감축안이 적용될 경우 쌀 중심의 일본 농업은 값싼 미국·동남아산 수입쌀 유입에 노출돼 자국 농가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협상 세부원칙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일본 농업 이익단체들과 집권 자민당 의원들도 오는 3월 31일로 잡혀있는 농업 협상 세부원칙 확정시한을 파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제안에 반대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성명을 통해 이번 협상안이 미국, 호주 등 18개 농산물 수출국의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반박하고, '이 제안은 일부 수출국들의 농업수출 보조금이 몰고 온 거대한 시장 왜곡을 바로잡는데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 나라는 WTO농업협상 결과가 우리 나라 농업시장에 미칠 타격을 감안해 EU·일본 등 농산물 수입국과 적극 협조하는 한편, 농업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회의에는 22개국 통상장관과 7개국 농림장관이 참석했고 우리 나라는 김동태 농림부장관과 황두연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했으며, 9월 제5차 각료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오는 6월말 이집트에서 비공식 각료회의를 여는 것을 검토중이다.
푸드투데이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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