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궁중다례의 의미를 찾다

  • 등록 2008.09.22 13: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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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되풀이하는 일을 말할 때 흔히 다반사(茶飯事)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는 차를 마시는 일과 밥을 먹는 일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차를 마시는 일은 전통시대 때 일상 행위에 가까웠다.

심지어 차는 제사에도 요긴하게 쓰여, 제사 일반을 '茶禮'라고 표기하고 '차례'로 읽는 일이 일반화되어 있다.

차와 관련되는 전통문화 중에서도 궁중의례(宮中儀禮)적인 측면에 주목해 다례가 과연 무엇이며,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닌 행위였는지를 구명하고자 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부경대 부설 기관들인 인문사회과학연구소(소장 이근우)와 역사문화연구소(소장 신명호)가 지난 20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대학원 401호에서 '조선시대 궁중다례의 종합적 검토'를 주제로 개최한 학술 세미나가 그것이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한 단국대 사학과 김문식 교수는 "왕조실록을 비롯한 조선시대 문헌에 '다례'라는 말이 무수히 출현하지만, 정작 이를 전문적으로 다룬 학술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다례 문화 전반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토론이 우리 학계에서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조선시대 궁중다례의 역사적 배경(이근우) ▲조선시대 일본사신을 위한 접빈다례(심민정.부경대) ▲조선시대 궁중 접빈(接賓) 다례와 진연(進宴) 다례(신명호) ▲조선시대 궁중 제향(祭享) 다례(이욱.한국학중앙연구원) ▲송ㆍ원대 및 명ㆍ원대 칙사(勅使) 자료를 통해본 고려시대 궁중다례의 특징(서은미.부산대ㆍ방향숙.서강대)과 같은 문제를 논의했다.

신명호 교수는 조선전기에는 다른 의례 절차에 부속되었던 궁중 접빈다례가 조선후기가 되면서 독자적인 의식절차로 독립되고, 그에 따라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가 결합하면서 화려하고 장중한 궁중의례로 변모되었음을 주목했다.

이근우 교수는 다례의 기원이라는 측면에서 불교를 주목하면서, 고려 중기 불교계에서 나타난 다회(茶會)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례라는 말 자체가 시대와 공간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니는 까닭에 과연 다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원초적인 문제를 비롯한 많은 주제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았다.

발표자 중 한 명인 정종수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관리과장은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며, 다례 연구 또한 지금은 '탐색' 단계라고 보아야 한다"면서 "다례 문화 구명을 위해 지금 이 시점에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 등등을 점검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세미나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석우동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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