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나라당은 4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전면 재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일본.대만 간 쇠고기 수입 협상의 추이를 봐가며 우리측에 불리하거나 빠진 조항을 있을 경우 추가 협상을 요구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특히 미국내 특정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지역 쇠고기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과 함께 편도와 회장원위부(소장 끝부분), 뇌.두개골.척수.눈 등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의 수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국내 당국자.전문가 등을 미국에 파견, 도축 단계에서부터 개입키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은 이날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이한구 정책위의장, 청와대 김중수 경제수석과 박재완 정무수석,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안전 관리방안을 집중 논의한 데 이어 오는 6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종합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는 `광우병 괴담'이 인터넷 등에 무차별적으로 나돌고 있는 데다 인터넷을 통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이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국민적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데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미국 전역의 도축장을 심사해 우리 기준에 맞는 도축장만 지정할 수 있으며 지정된 도축장이라도 우리 전문가가 수시 방문, 실사할 수 있다"면서 "두번 이상 약속을 위반하면 도축장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등 도축단계에서 철저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당정은 쇠고기 수입의 전면 재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라고 못박고, 다만 현재 진행중인 미국-일본.대만 간 쇠고기 수입 협상의 추이를 봐가며 우리측에 불리하거나 빠진 조항을 중심으로 추가 협상을 벌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2중, 3중의 방어막을 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며 "대만, 일본의 협상 내용이 우리와 다르면 협상이 가능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도 "대만이 곧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하는데, 우리와 협상조건이 다르면 언제든지 재논의 하자는 데 대해 정부측도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전하고 "광우병 심사에서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국제 기준에 따라 언제든지 수입을 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박재완 정무수석은 "이웃 국가들이 미국과 협상하는 것을 본 뒤 만약 우리보다 더 엄격한 조건으로 하면 우리도 그에 맞춰 개정을 요구하자는 것이 당의 요구이고 정부도 긍정 검토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재협상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농무부는 5일 오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의 도축과 포장 과정을 공개하는 등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입증, 한국 소비자의 광우병 불안감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드투데이 이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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