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가격 급등 '수급비상'

  • 등록 2006.10.22 14: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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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국제 곡물가격이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흘러나왔다.

곡물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곡물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조건마저 악화됨에 따라 곡물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중국과 인도의 인구증가 및 경제성장으로 식량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헤지펀드와 같은 투기자금이 몰려 곡물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곡물가격, 9월초 이후 30% 급등 = 22일 SK증권에 따르면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밀과 옥수수, 귀리의 선물가격은 작년 초와 비교해 각각 70%, 55%, 54% 급등했다.

곡물가격의 상승세가 본격화된 올해 9월 초 가격과 비교하면 이들 곡물가격은 대체로 30% 정도 올랐다.

같은 기간 에너지와 금속, 농산물 등 19개 상품으로 구성된 로이터.제프리 선물가격 지수인 CRB지수는 15% 하락한 반면 옥수수와 밀, 대두로 구성된 CRB 곡물지수는 25% 급등했다.

송재혁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곡물수요 증가와 재고감소 영향으로 곡물가격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말 기준 전세계 밀 재고량이 작년 대비 19% 감소한 1억1930만톤으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옥수수 재고량도 28% 감소한 8950만톤으로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주요 곡물의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호주의 생산량이 기후 조건 악화로 인해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올해 밀 생산량은 작년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호주의 밀 생산량도 강우량 부족과 평년보다 따뜻한 기후의 영향으로 50% 정도 급감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옥수수와 사탕수수, 감자 등 녹말 작물에서 추출되는 '바이오 에탄올'이 각광을 받으면서 이들 곡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최근 가격급등의 원인으로 꼽혔다.

◆기후악화.투기자금 유입으로 폭등 가능성 상존 = 아직 곡물파동이 본격화된 것은 아니지만 기상악화로 또 다시 작황이 나빠진다면 식량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기상청은 5월부터 현재까지 적도 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0.5~1.5℃ 높은 고수온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이번 겨울에 '엘니뇨 현상'이 발생해 전세계 기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동태평양 페루 부근 적도 해역의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대기 흐름에 영향을 미쳐 가뭄과 홍수, 한파 등 전세계에 기상이변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투기성 자금이 곡물시장에 유입될 경우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 이코노미스트는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상품시장의 투자매력이 감소한 가운데 가격상승으로 투자매력이 커진 곡물시장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과 인도의 인구증가 및 경제성장으로 곡물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SK증권은 이들 국가의 경제성장과 인구증가는 식량소비 증가로 이어져 농업생산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겠지만 지속적인 곡물가격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던 고유가 부담은 점차 완화되고 있으나 국제 곡물가격이 예상 밖에 급등세를 보여 곡물파동 및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푸드투데이 황순국 기자 001@f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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