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설탕세(가당 음료 부담금)’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징벌적 과세 대신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을 유도하는 ‘정보 기반 정책’이 국회에서 대안으로 제시됐다. 식품의 영양 성분을 평가해 A부터 E까지 등급을 매기고, 이를 제품 전면에 직관적으로 표시해 소비자가 한눈에 건강 상태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창원시성산구)은 식품의 영양성분을 평가해 등급을 지정하고 이를 제품 표면에 직관적으로 표시하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3일 밝혔다.
현행법상 가당 음료 같은 식품 등은 열량, 당류, 탄수화물 등 영양 정보를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하나, 방대한 정보량과 가독성 낮은 표기 방식으로 인해 제품의 건강 정보를 한눈에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법안은 식품의 영양 등급을 직관적으로 표시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강화하고 어린이와 노인 등 영양이 중요한 계층의 식품 선택의 편의성 증진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의 구별이 수월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식약처장의 영양등급 지정 및 기준 마련 ▲어린이 기호식품·대통령령 지정 식품 등 특정 식품 영양등급 표시 의무화 ▲미표시·위반 제품 영업정지 및 과태료 부과 등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제안한 설탕세(설탕부담금) 도입 논의와 관련해 이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정책 방안으로 제시됐다.
허 의원은 징벌적 과세 대신 소비자에게 정확한 영양등급 정보를 제공해 자발적인 식습관 변화를 유도하는 ‘영양등급제’를 합리적 해법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주요국에서 시행 중인 ‘뉴트리스코어(Nutri-Score)’ 제도를 모델로 삼았다.
뉴트리스코어는 프랑스가 2017년 처음 시행한 제도로 영양 수치를 A부터 E까지 5단계 등급과 색상으로 시각화해 소비자가 별도의 계산 없이도 제품의 건강 가치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게 돕는 시스템이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연구 등에 따르면 해당 제도 도입 후 소비자들은 영양 등급이 높은(A, B 등급) 제품 선택 확률이 11% 올랐으며, 식품 기업들은 상위 등급을 받기 위해 당류 등 영양 성분을 최대 20%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낮은 등급의 식품을 주로 섭취하는 그룹은 상위 그룹보다 암 발생 위험이 약 10% 이상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뉴트리스코어 제도가 실질적인 효과를 얻자 프랑스를 시작으로 네덜란드와 벨기에, 독일, 스페인 등 현재 7개국이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허 의원은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무엇이 건강한 식품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유럽에서 검증된 영양 등급 모델을 통해 국민 건강을 지키고, 식품 산업의 투명한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고품질 친환경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해당 법안을 통해 식품 선택 정보 불균형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법안에는 허성무·김종민·김동아·전진숙·김정호·전종덕·박선원·서미화·오세희·조인철 의원이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