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가수 최유나, 무대 밖 두 번째 무대…레스토랑 ‘흔적’에 담은 위로

  • 등록 2026.02.11 17: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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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 인테리어·랍스터 시그니처로 감성 공간 설계
관계·커뮤니티 중심 운영…가수서 브랜드 운영자로 확장

[푸드투데이 = 노태영기자] 무대 위에서 음악으로 위로를 전해온 가수 최유나가 식탁 위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경기 파주 탄현에서 운영 중인 레스토랑 '흔적'은 단순한 외식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 음식과 사람이 관계로 연결되는 공간이다.

 

최유나는 “무대에서 수천 명을 만나는 것과 달리 작은 공간에서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며 음식을 나누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음악으로 감정을 나누던 그는 이제 식탁을 매개로 교감을 확장하고 있다.

 

원목으로 설계한 '머무는 공간'

 

흔적의 가장 큰 특징은 원목 인테리어다. 작은 나무 조각을 하나씩 붙여 완성한 벽면은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게 투입된 결과물이다.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가수답게 음향까지 고려했다. “원목은 소리를 흡수해 노래가 더 깊이 울립니다. 한 곡을 불러도 제대로 들려주고 싶었어요.”

 

최근 외식업이 ‘맛 경쟁’을 넘어 ‘공간 경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체인 확장 중심 전략이 한계를 보이는 가운데 소비자는 음식 이상의 체류 경험과 감성적 만족을 중시한다. 흔적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사례다.

시그니처 랍스터에 담긴 메시지

 

흔적의 대표 메뉴는 랍스터 요리다. 스테이크 중심의 전통적 레스토랑과는 다른 선택이다.

 

“랍스터는 단단한 껍질을 깨야 진짜 알맹이가 나옵니다. 이곳에서는 겉모습이 아니라 진짜 모습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최근 외식 브랜드는 메뉴 자체보다 ‘이야기’를 판매한다. 식재료의 품질은 기본이고, 브랜드 서사와 소비자 공감 요소가 재방문을 좌우한다. 흔적 역시 상징성을 중심에 둔 브랜딩 전략을 취하고 있다.

외식업의 새 경쟁력, 관계 기반 운영

 

최유나는 흔적을 “음식만 보고 오는 공간이 아니라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

 

가격 경쟁이나 대형 체인 확장 전략과 달리 이곳은 관계·커뮤니티·대화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재방문을 유도하는 동력도 메뉴보다 ‘사람’에서 나온다.

 

“여기서 고민을 털어놓고, 다시 힘을 얻어간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외식업계가 경험 소비층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흔적은 감성 기반 공간 운영의 사례로 읽힌다.

아티스트에서 브랜드 운영자로…쉽지 않았던 선택과 여정

 

가수 활동과 외식업을 병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공연과 방송 일정으로 전국을 오가며 매장을 관리하는 일은 체력적 부담이 컸다.

 

“좋아서 시작했지만 운영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 공간을 통해 위로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보람을 느낍니다.”

 

최유나는 1983년 음악 경연 프로그램 5주 연속 우승으로 이름을 알렸고, 1992년 발표한 ‘흔적’으로 서울가요대상 본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 ‘밀회’ 등 히트곡으로 전통가요 대표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 발표한 ‘와인 글라스’는 2010년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영화 ‘시’ 갈라 스크리닝 당시 레드카펫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며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이 같은 음악적 신뢰 자산은 현재 레스토랑 브랜드의 정체성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85세까지 노래하고 싶다”

 

최유나는 여전히 자신을 진행형 가수라고 말한다.
“2~3년에 한 번씩 음반을 내고 싶습니다. 85세까지 노래하는 가수로 남고 싶습니다.”

 

음악과 음식, 두 영역 모두 결국 사람을 향한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는 한 줄로 연결된다.

 

인터뷰 말미 그는 “음식은 정직해야 한다”며 외식업의 책임을 강조했다.

 

무대와 식탁, 서로 다른 공간이지만 최유나의 메시지는 같다.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라는 점에서다.

 

푸드투데이 노태영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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