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설탕 상습 담합에 소비자단체 ‘가격 인하로 책임져야’

  • 등록 2026.02.04 13: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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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과징금에도 재발…밀가루 42%·설탕 66% 급등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처벌 넘어 실질적 피해 회복 필요”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밀가루와 설탕 시장에서 수년에 걸친 담합이 반복적으로 적발되자 소비자단체가 가격 인하와 제도 전면 개혁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4일 성명을 통해 “밀가루·설탕 담합은 일회성 위반이 아닌 구조적·상습적 시장 범죄”라며 “그 책임은 과징금이 아닌 실질적인 가격 인하와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수사 결과, 국내 밀가루 시장을 과점하는 제분사 6곳은 2020년 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가격 인상 여부와 시기, 폭 등을 사전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담합 규모는 약 5조 9,913억 원, 밀가루 가격은 최대 42.4%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러한 담합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미 2006년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8개 제분사에 대해 총 43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20년이 지난 현재 동일한 시장 구조와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소비자단체의 지적이다.

 

이번 수사에는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주요 제분사가 포함됐다.

 

설탕 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설탕 제조사들의 담합으로 약 3조 2,715억 원 규모의 부당 거래가 발생했으며, 이 기간 설탕 가격이 최대 66.7% 급등했다고 밝혔다. 필수 식품 원재료 전반에서 담합이 구조화돼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단체는 이러한 반복의 배경으로 처벌 수위의 한계를 지목했다. 국내 담합 범죄의 형사처벌 상한은 3년 이하 징역으로, 미국 등 주요국의 10년 이하 징역형과 비교해 현저히 낮아 억제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밀가루와 설탕은 빵·면·가공식품·외식 전반에 사용되는 대표적 필수 소비재로, 소비자가 구매를 중단하거나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이다. 담합에 따른 가격 인상은 고스란히 가계 식비 부담으로 전가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성명에서 ▲담합 책임 기업의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가격 인하 ▲반복 담합에 대한 가중 처벌과 부당이득 전액 환수 ▲필수 소비재 가격에 대한 상시 감시 체계 구축 ▲집단소송제·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등 소비자 피해 회복 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단체는 “담합으로 인위적으로 올린 가격은 반드시 다시 낮추는 방식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가격 인하 없는 처벌은 소비자 피해 회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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