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의 문구는 보이지 않았다”…가르시니아 안전성 논란, 현장 소비자 안내 ‘깜깜’

  • 등록 2025.09.29 15: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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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매장·온라인몰서도 ‘알코올.다른 체지방 감소 원료와 병용 금지’ 안내 부재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대웅제약이 유통한 건강기능식품 ‘가르시니아’에서 급성 간염 이상사례가 발생해 회수 조치가 내려지면서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원료의 안전성 논란이 정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식약처가 당부한 소비자 안내가 사실상 공백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네추럴웨이가 제조하고 대웅제약이 유통·판매한 동일 제품을 섭취한 소비자 2명이 급성간염 증상으로 입원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건강기능식품심의위원회는 해당 제품과의 인과관계를 “매우 높다”고 판정,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월 23일 긴급 회수 명령을 내렸다.

 

환자 2명은 입원 치료 후 7~8일 만에 퇴원했지만, 식약처는 “드물게 간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섭취 기간 중 알코올을 피해야 한다”는 주의 문구를 새로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2019년부터 ▲어린이·임산부 섭취 금지 ▲간·신장 질환자 주의 ▲이상사례 발생 시 섭취 중단 권고 등이 표시돼 왔으나, 알코올 병용 금지 문구는 이번에 처음 신설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다른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와의 병용 제조 및 섭취를 제한하는 규정도 개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다이소·올리브영 등 오프라인 매장.온라인 소비자 안내 전무

 

그러나 기자가 28일 찾은 경기도의 한 다이소 매장.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코너에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기능성 원료를 이용한 제품이 버젓이 진열돼 있었지만 알코올 병용 금지나 다른 체지방 감소 건기식 병용 금지 안내 문구는 어디에도 없었다.

 

매장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소비자 A씨는 “저렴하니까 가볍게 사 먹는 건데, 간에 무리가 올 수 있다는 건 처음 듣는다”며 놀라워했다.

 

서울 시내 한 올리브영 매장도 사정은 같았다. 매대에는 다양한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이 진열돼 있었지만 소비자 주의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다. 40대 직장인 B씨는 “평소에는 식단 조절이 가능한데, 회식이나 모임이 있는 날에는 어쩔 수 없이 힘들다. 그래서 그럴 때 꼭 챙겨 먹는다"며 "이 정도 위험성이라면 제품 상자에 바로 보이게 써놔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불신을 드러냈다.

 

온라인몰 역시 제품 정보만 제공할 뿐, 알코올 병용 금지나 다른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와의 병용 제한 등 주의 문구는 확인하기 힘들었다.

 

 

규제는 2027년부터?…소비자 보호 공백

 

문제는 제도 시행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지난 7월 23일 ▲가르시니아 추출물과 다른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의 병용 제조 금지 ▲체지방 감소 건기식과의 병용 섭취 금지 등을 신설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지만, 실제 시행 시점은 2027년 1월 1일이다.

 

식약처 식품기준과 관계자는 “행정예고 후에도 심의·규제 심사 절차가 필요하다”며 “알코올 병용 금지 문구도 다시 행정예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사이 소비자 보호는 사실상 공백 상태다. 식약처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를 통해 업계에 안내 공문을 보내고 온라인몰·매장 고지를 요청했지만 기자가 확인한 현장에서는 소비자 안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은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로,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국내 건기식 시장에서는 매출 1위 다이어트 원료로 자리잡았지만 안전성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2006년부터 올해 8월까지 보고된 관련 이상사례만 656건에 달한다. 그중 간 관련 증상만 30건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에서도 허용된 원료이다"면서도 “(대웅제약 가르시니아)동일 제품 섭취자 2명에게 심각한 급성 간염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고 인과관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가르시니아 안전성 논란은 ‘규제 공백’ 문제와 맞물려 소비자 피해 우려된다. 식약처가 내놓은 대책은 “조속히 고시 개정을 추진한다”는 원론적 답변뿐. 매장과 온라인몰에서의 소비자 안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당분간 소비자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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