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계란값이 오는 8월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비자와 업계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계란 공급 기반이 유지되는 만큼 인상세가 지속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이 최근 발표한 ‘6월 농업관측’에 따르면, 이달 계란 산지 가격은 특란 10개당 1,850~1,95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18.5%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평년(3년 평균) 가격 대비 9.9~15.8% 높은 수준이다.
가격 강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산란계의 고령화와 더불어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 질병 발생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가 지목된다. 실제로 계란 산지 가격은 지난 3월까지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4월과 5월에는 각각 10.2%, 12.2% 상승한 1,773원, 1,838원을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농경연은 “3월 충청권에서 고병원성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지역 간 물량 불균형이 나타났고, 전국 평균 산지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7~8월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은 계절적 소비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특란 10개 기준 가격이 1,7501,850원 수준으로 유지되며 전년 대비 7.6~13.8%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소비자 가격도 상승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기준 계란 소비자 가격은 특란 한 판(30개)당 7,026원으로 202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7천 원을 넘어섰다.
대한산란계협회는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정부의 사육 기준 강화 조치를 들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산란계 마리당 사육 면적 최소 기준이 기존 0.05㎡에서 0.075㎡로 50% 확대되면서 산란계 마릿수 감축과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장기적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업계 전문가들은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올해 봄, IB가 유난히 심했다. 고병원성 AI는 살처분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누적된 질병 영향으로 생산성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질병 여파로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낮아진 것은 맞지만 국내 8,000만 수 규모의 산란계 사육 기반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1판 1만 원 이상 오르는 상황은 고병원성 AI에 의한 대규모 살처분이 수반될 경우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방역 기준도 완화돼 계란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강보합세가 이어지겠지만 장기적 가격 폭등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닭고기 가격도 전월 대비 하락이 예상된다. 농경연은 6월 육계 산지 가격이 1㎏당 2,100~2,200원 수준으로 전달 대비 8.4~12.6%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