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폐가 성숙되지 않아 숨을 쉴 수 없는 상태의 조산아의 생존 연구와 신약 개발을 위해 동물의 인공 자궁태반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만들어졌다.
조선대 송창훈 교수(산부인과)와 서울대 이국현 교수(마취과) 연구팀은 임신기간이 150일인 암 흑염소의 자궁에서 120∼130일째 태아를 꺼내 탯줄에 체외순환 회로를 연결한 뒤 인공양수로 채워진 자궁실험관으로 옮겨 생존시키는 방식으로 인공 자공태반 모델을 구축했다고 23일 밝혔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인공 자궁태반 모델을 만든 것은 일본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송 교수는 "현재까지 이같은 실험을 통해 최대 48시간 동안 태아를 생존시키는 기록을 갖고 있다"며 "이같은 인공 자궁태반 모델을 사람에게 적용하려면 앞으로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 자궁태반은 폐가 성숙된 미숙아를 보육하는 인큐베이터와 달리 폐의 발달이 이뤄지지 않은 조산아를 생존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또 기형아 가능성이 높은 조산아를 자궁 밖에서 수출하거나 치료할 수 있으며 태아의 발달을 연구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모체-태아간 약물전달 과정 연구를 통해 신약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태아의 기형아와 뇌 손상 발생의 원인을 밝혀내는 데도 인공 자궁태반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송 교수는 내다봤다.
송 교수는 "조산아는 사실 암보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면서 "조산아의 경우 상당부분 뇌성마비로 인해 일생동안 고통을 받는 등 사회적.경제적 부담이 천문학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간 국내 출산아는 50만여명으로 이중 10% 가량인 4만∼5만명이 조산아로 태어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공 자궁태반에 관한 연구는 1958년 스웨덴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된 적 있었고 유럽에서 몇차례 시행되다가 연구의 어려움과 동물보호 등 사회적 문제로 중단됐고 일본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양(羊)을 대상으로 한 인공 자궁태반 실험에서 최고 21일간 태아가 생존한 기록을 갖고 있다.
송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인공 자궁태반 기술에 의해 흑염소 태아를 약 48시간 생존시키는 단계"라면서 "앞으로 생존시간을 연장시키고 합병증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면 임상 활용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신약 개발 등 산업화하기 민간기업과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