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 식초인 '전장샹추(鎭江香醋)'가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서 상표권을 보호받게 됐다고 양자만보(楊子晩報)가 4일 보도했다.
찹쌀을 발효시켜 만드는 전장샹추는 1840년 생산이 시작돼 170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독특한 맛과 향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산시천추(山西陳醋)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식초로 자리잡았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한 한국인이 한국 특허청에 전장샹추의 중국어와 한국어 상표 등록 신청을 했으며 특허청은 곧 이를 공고했다.
2개월의 공고 기간 내에 이의 제기가 없을 경우 한국 내 전장샹추의 상표권은 이 한국인에게 돌아가게 되고 전장샹추 상표 제품의 한국 수출길이 막히게 되는 상황이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장쑤(江蘇)성 전장(鎭江)시 식초협회는 즉각 장쑤성과 중국 국가공상총국에 이를 보고하고 대응에 나섰다.
전장시 식초협회는 전장샹추가 전장시를 대표하는 전통 식초임을 강조하면서 한국인이 신청한 상표 등록을 기각해줄 것을 한국 특허청에 요청했다. 지난 3년간 국내외에 '전장샹추' 상표로 판매된 통계와 홍보 책자 등을 근거 자료로 제시했다.
중국 국가공상총국 상표국도 2009년 한국과 중국이 체결한 전략적 협력 협정에 근거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안건을 처리해줄 것을 특허청에 요청하는 한편 주중 한국대사관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특허청은 중국의 이의 제기를 수용, 지난해 10월 한국인이 신청한 상표 등록을 기각하고 이 사실을 중국 측에 통보했다. 상표 등록을 기각당한 한국인도 재심 요구를 하지 않아 결국 전장샹추는 한국에서 상표권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전장시 식초협회는 이를 계기로 전장샹추의 한국에서의 상표 등록을 서두르고 있다.
국가공상총국은 이번 사안을 외국에서 중국 상표권을 보호받은 성공 사례로 국무원에 보고했다.
신문은 이번 일이 2009년 중국이 20여 개 국가와 체결한 전략적 협력 협정에 따라 중국 상표가 외국에서 상표권을 보호받은 첫 사례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중국이 한국에서 상표권을 보호받는 데 성공했지만 매번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란 법은 없다"며 "외국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에 소홀했던 것을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푸드투데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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