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관세인하 등으로 '웰빙 식품'으로 자리매김한 김치 등 한국 식품에 대해 현지 유력언론이 극도의 우려감과 경계심을 표시했다.
일간신문 탕니엔(청년)은 '한국 식품에 침공당한 베트남 식품시장'(Korean food "invading" Vietnam's market)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특집 기사(22일자)에서 베트남 국민들 사이에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탕니엔은 베트남 전국의 슈퍼마켓들에는 한국에서 수입된 식품들이 넘쳐나고(flooding) 있다면서, 한국 수입 식품은 베트남 식품보다 가격이 높고 좀처럼 할인이 되지 않지만 날개 돋친 듯 판매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형 슈퍼마켓들의 경우 가장 인기 있는 한국 수입 식품은 김치, 김, 버섯, 각종 면(麵)류, 가공 연어 등으로 이들은 베트남에서 가공된 것들보다 가격이 3∼4배 비싸지만 높은 판매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태다.
김치의 경우 수입산은 ㎏당 15만∼16만동(8달러)선에서 가격이 형성된 반면, 베트남서 제조된 것은 6만∼11만동(3∼6달러)으로 차이가 많은 편이다. 수입 고춧가루는 ㎏당 18만동(9달러)이지만 베트남산은 최상품이 7만동(4달러)에 불과하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또 가공버섯은 한국에서 수입된 것이 봉지(200g)당 3만9000동(2달러)이지만 베트남산은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 1만8000동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이와 함께 소고기도 한국 수입산이 ㎏당 50만∼60만동(26∼31달러)이지만 베트남산은 13만∼14만동(7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탕니엔은 최근 식품을 중심으로 한 '가격 폭등'(price storm)의 영향으로 많은 주부들이 식품 구입에 절약하는 상황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부 소비자들은 수입 한국 식품 구입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수도 하노이의 탕수언 지역에 거주하는 투 흐엉이라는 주부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 식품 마니아'인 그는 직접 재료를 구입해 김치를 만들며 이 과정에서 ㎏당 재료비로만 20만동(10달러)을 쓴다고 보도했다.
한국 수입 식품을 찾는 소비자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노이 응웬타딩 거리에서 한국 식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미니 슈퍼를 운영하는 중 이라는 여성 상인은 고객 대부분이 베트남인들이라면서, "베트남인들은 김치를 만들려고 김, 버섯, 인삼 등의 재료를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식품 수입이 늘어난 것은 올해부터 발효된 한-아세아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 수입 식품에 대해서는 특혜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올해와 내년 사이 양고기, 소고기 및 돼지고기에 대해서는 7∼10%로, 유(乳)제품은 10∼15%로, 생선과 과일은 15∼20%로 각각 수입관세가 낮춰졌다.
이런 수입관세 하향조정은 베트남의 한국 식품 수입 급증으로 연결되며, 올 상반기에만 한국 제품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탕니엔은 이런 현상이 외제품을 선호하는 베트남인들의 취향과 관련성이 높다면서, 이로 인해 무역적자가 더욱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 안방극장을 차지하는 한류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푸드투데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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