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등의 요리 재료로 우리의 입맛과 기력을 북돋워주는 닭은 공산품이고 빨간 빛깔의 먹음직스런 토마토는 각종 화학물질이 들어간 유전공학의 산물이다.
다행히 한국 이야기는 아니다.
프리랜서 저자이자 영화제작자인 에르빈 바겐호퍼는 저서 '식탁 위의 불량식품'에서 유럽산 먹을거리의 실태와 문제점을 고발한다.
이 책은 유럽 대륙을 중심으로 농산물 등의 산지를 직접 찾아가 식탁 위에 오르는 식품이 얼마나 섬뜩한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지 보여준다.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 슈타이어마르크 지방의 닭은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대규모 양계장에서 8주 만에 만들어지는 공산품이며,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재배되는 토마토는 각종 화학물질이 첨가된 유전공학의 산물이라는 것.
저자는 먹을거리가 이윤창출 수단으로 전락해 자연의 질서에 반하는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 가공, 유통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글로벌 식품업체들을 지목한다.
또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슈퍼마켓에서 과일과 고기 등을 살 때마다 지구 어느 한편에선 고된 노동과 식량 부족으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안전한 지역 농산물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한다. 소비자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먹을 수 있고 농민은 판로를 확보하게 돼 부의 재분배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
저자는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가 세계를 먹여 살린다'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국제금융시장의 이면을 추적한 저자의 또 다른 영화 '돈을 법시다'는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됐다.
현실문화 펴냄 / 에르빈 바겐호퍼 지음 / 정재경 옮김 / 200쪽 / 1만2000원.
푸드투데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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