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5일부터 막걸리 주원료의 원산지 표기가 의무화되면서 막걸리 업계에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수입 쌀, 수입 밀가루 등 수입재료로 만든 막걸리 판매를 전면 중단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내 막걸리 제조업체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경남도내 막걸리 생산 현황= 국세청의 주류 제조면허 현황(2008년)에 따르면 경남지역의 막걸리 생산업체는 총 123곳으로 경북(130개소)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전국적으로는 총 780개 업체가 있어 경남은 이 중 15%를 점유하고 있다.
17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20개 시군에 모두 막걸리 제조업체가 있고, 특히 거창(9곳), 합천(7곳), 창녕(7곳), 산청(7곳) 등 군 지역이 월등히 많고, 시 지역에서는 진주시와 밀양시가 각 7개소의 막걸리 제조업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산 쌀 사용 ‘붐’= 막걸리 업계 1위인 서울탁주제조협회는 국산쌀로 만든 막걸리 출시를 위해 충북 진천에 대규모 막걸리 공장을 짓고 있다. 원산지 표시를 대비한 조치이다.
업계 2위인 국순당도 국산 쌀 막걸리 ‘우리 쌀로 빚은 국순당 생막걸리’를 출시했다. 이 업체는 기존에 수입쌀로 만들던 생 막걸리 제품을 국산 쌀 제품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도내 사정은 어떨까? 경남도의 지난해 통계자료에 따르면 도내 막걸리 제조업체의 연간 곡물은 4000t. 이 중에서 쌀과 밀을 혼용하는 업체가 절반이 넘는 52%를 차지했다. 수입쌀 사용업체는 25%, 수입밀가루 사용업체는 20%에 달한다. 국산 쌀만 사용하는 업체는 3%에 불과하다.
◈경남도내 현황=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농림수산식품부 주최 16강 막걸리 대회에서 경남·부산에서는 유일하게 창원시 귀산동 소재 (주)맑은내일이 출품한 ‘누보막걸리’가 16강에 들었다. 이번 대회는 국산 쌀을 사용하는 업체에게만 참가자격이 주어졌다.
맑은내일은 프랑스 햇포도 와인인 ‘보졸레 누보’에 필적하는 햅쌀 와인을 표방하며 누보막걸리를 내놓았고, 이 막걸리는 지역에서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되는 국산 쌀만을 사용하고 있다.
류성기 맑은내일 영업실장은 “단가와 원료구입비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국산쌀 사용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며 “그러나 원산지표시제가 시행되면 웰빙·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기호로 인해 가격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면 국산 쌀 제품을 찾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남해군 고현면의 초록보물섬이 생산하는 마늘막걸리 ‘V1’도 100% 국산 쌀만을 사용하고 있다. 국산 쌀 중에서도 남해지역에서 생산되는 쌀만을 수매해서 사용한다.
류은하 초록보물성 대표는 “수입쌀을 사용해봤지만 국산 쌀로 빚었을 때 맛이 좋아 국산 쌀만을 고집하고 있다”며 “같은 농민으로써 지역 쌀을 수매해 전량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업체 외에도 의령 정곡양조장, 창녕 우포주조장, 산청 삼장양조장, 합천 고가송주 등 업체에서 국산 쌀을 이용한 막걸리를 제조하고 있다.
또 진주시 지수양조장은 국산 쌀 70%에 수입 밀을 혼용하고 있고, 거창 위천양조장도 국산 쌀 80%에 수입 밀을 혼용하는 등 국산 쌀 사용업체가 늘고 있다.
한편 경남도 관계자는 “도내는 업체가 많은 반면 영세하지만 그만큼 발전가능성도 높다”며 “도 차원에서 가공식품화를 통한 쌀 소비 촉진 등 발전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푸드투데이 석우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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