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종 우위 시대

  • 등록 2009.05.18 09: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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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트레킹에서 고도 4000m가 넘어서면 야크가 눈에 뜨이기 시작한다. 야크는 생물학적으로 ‘소’과에 속하여서 소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어깨 뼈가 두드러져 보이고 몸 아래로 긴 털이 나 있다. 왜 털이 등에 안나고 몸 아래에 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털을 깎아서 머플러도 만들고 텐트도 짠다고 한다. 야크는 주로 4000m에서 6000m 사이의 높은 산에서 살기 때문에 그 털이 높은 보온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현지 주민이 야크의 털을 수집해서 직접 머플러를 짜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다.그래서 선물로 인기가 있다.
 
야크들이 험한 산의 가파른 경사면에서 서 있는 걸 보기만 해도 경사진 산길을 오르내리는데 선수같아 보인다. 대단한 체력이 있을 것 같다.

체력이 강인해서 무거운 짐을 지고 하루에 30여km를 산을 오르내리면서 가기도 한단다. 높은 산에서 그렇다니 대단한 체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강한 야크도 고도 3000m 이하로 내려오면 병이 걸리고 죽게 된다. 우리가 고산병에 걸리는 높이보다 높아야만 건강하게 살 수가 있다고 하니 참 동물의 세계는 경이스럽다.

그러나 이 야크가 외도를 하며 암소와 교배를 하면 “조”라고 하는 변종이 되는데, 이 녀석은 3000m 아래에서도 잘 살고, 4000m 위에서도 끄떡하지 않으며 힘도 더 좋다고 한다. 다만 스스로 번식을 하지 못하여 다시 “조”를 얻으려면 숫놈 야크가 다시 한번 아랫동네 암소와 눈이 맞아야만 한다. 야크로써는 목숨 걸어야 하는 일일 테니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알기로는 암말과 수나귀가 짝을 지어서 새끼를 낳으면 “노새”가 되는데 이 놈 또한 몸이 튼튼하고 일을 잘 한다고 한다. 먹이를 거칠게 주어도 잘 살기 때문에 좋은 가축 일꾼이지만 역시 번식을 하지 못한다.
 
맹수 중에서는 숫사자와 암호랑이 사이에서 “라이거”가 태어나는데 이 녀석은 제 부모들 보다 등치도 크고 멋이 있다고 한다. 몸 빛은 사자이고 호랑이의 줄무늬가 있으며 라이거 수컷은 사자처럼 갈기가 있고 포효 할 때는 사자 소리도 내고 호랑이 소리도 낸다고 한다. 숲속의 동물들에게 정말 공포스러울 것 같다.

반대로 숫호랑이와 암사자에게 새끼가 생기면 “타이곤”이 되는데 몸도 작고 짝짓기 시키기도 어려워 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유전자 공학의 발달로, 조나 노새 같은 잡종들이 부모의 좋은 점만 받아서 더 나은 개체가 되었는데도 번식력이 없었던 약점이 해결되고, 훨씬 쉽게 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잘못하면 “조”가 야크를 몰아내고 “노새”가 나귀를 없애는 결과가 올지도 모른다. 인간에게 보다 이익이 되는 동물들이 그렇지 못한 동물들을 몰아내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동식물의 진화에 인간의 가치관이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단계가 오는 것이다.
 
아마도 머지않아서 야크와 한국 암소 사이에서 태어나는 한국판 “조”가 논밭을 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치지 않는 힘과 긴 털, 진한 우유에 고기 맛 까지도 좋아 경제성이 월등하다면 바뀌지 않을 리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인간의 수명이 더욱 길어 진다면 100년도 더 산다는 얘기인데, 100년이라는 기간 동안에 일어나는 변화 정도를 큰 스트레스 없이 견딜 수 있는 방법도 함께 개발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일 인간이 200년, 300년 살게 된다면 그가 어릴 때 보던 가축이나 음식물들이 나이 들어서는 완전히 달라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인간이 변화의 속도를 이겨내지 못하고 스트레스로 멸종해 버릴지도 모른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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