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구조조정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제약업계에서도 인수합병을 위한 물밑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과 삼양사에 이어 유통업체 애경이 제약사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외국계 제약사 테바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인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아토피 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계열사 네오팜과 시너지 효과를 위해 지난 연말부터 피부과 전문 제약사를 인수 대상으로 물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천억원대 제약사와 M&A를 추진할 계획"을 밝힌 SK케미칼도 조건에 부합하는 상대가 나타난다면 언제든 인수합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월말 SK케미칼은 수원 땅을 4천152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해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도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양사는 최근 2-3년간 제약사 인수의사를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어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올해 실현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삼양사는 지난해 제약회사 또는 바이오업체를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 소문을 놓고 조회공시 요구를 네 차례나 받은 바 있다.
외국계 제약사들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인수 대상을 찾고 있다.
세계 최대 복제약 기업인 이스라엘 기업 테바는 지난 10-11월경 인수합병 또는 파트너십 체결을 위해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영국계 제약기업 GSK도 국내 제약사의 신물질 판권 확보뿐 아니라 인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잇따라 제약사 인수자로 부상하는 이유는 경제위기에 약값인하 등 대내외 악재로 업계에 쓸만한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삼양사 등이 지속적으로 제약사 인수를 추진했으나 팔 사람이 없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약업계의 M&A 가능성과 필요성에 대한 말만 무성하고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으나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 같다"며 "실물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정부의 정책이 더해져 인수합병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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