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지존'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올해 부산 센텀시티와 서울 영등포 등 두곳에서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의 첫번째 격돌은 3월 부산에서 시작된다.
신세계백화점은 3월 초 부산 센텀시티점을 오픈, 롯데의 아성인 부산 상권 공략에 나선다.
새로 문을 여는 신세계 센텀시티점과 2007년 12월 개점한 롯데 센텀시티점은 1m 사이로 나란히 붙어있어 두 백화점간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가히 '부산 대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꽃튀는 격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롯데는 '부산 맹주'라는 사실을 내세우며 신세계의 부산 진출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는 눈치다.
롯데는 1995년 부산 본점을 오픈한 이후, 2001년에는 부산 2호점인 동래점, 2007년 12월에 센텀시티점을 차례로 열어 부산 상권을 장악해왔다.
부산지역 롯데 점포들은 지속적으로 고정 고객들을 확보해 왔고, 봉사활동, 환경정화 운동 등 지역친화 활동 등을 통해 부산지역 사회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아왔다는 게 롯데의 주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부산 지역 정서는 프로야구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면서 "열렬한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롯데에는 호의적이지만 라이벌 삼성 라이온즈로 인해 '반 삼성'의 정서를 보이고 있어 범 삼성가로 분류되는 신세계에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롯데의 아성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일단 격전지 센텀시티내에 들어서는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롯데 센텀시티점에 비해 규모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는 점을 신세계측은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면적은 12만6447㎡(약 3만8250평)로, 롯데 센텀시티점 3만3110㎡(약 1만16평)에 비해 3배 이상 크다는 것이 신세계측의 자랑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은 나란히 인접한 두 백화점을 보고 3배나 큰 신세계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두 백화점의 센텀시티점의 예상 매출액을 보면 신세계 측의 우세가 분명해보인다.
롯데와 신세계의 센텀시티점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각각 2200억 원, 4300억 원으로, 신세계가 배 가까이 많은 편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세계가 센텀시티에 1조 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같은 투자비로 4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은 효율을 중시하는 백화점 영업 특성상 맞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세계가 중국에 이마트 19개를 오픈하면서 2000억 원을 투입했다고 하는 데 그렇다면 센텀시티에 투자한 1조 원으로 중국에 이마트 100개를 짓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롯데도 12월 부산 중구 중앙동에 부산 4호점인 광복점을 오픈하는 등 신세계의 부산 지역 진출에 대비해 부산 상권 수호에 비상을 걸고 있다.
2014년 지하 6층 지상 최대 120층, 건물 높이 510m 초고층 빌딩으로 완공되는 부산 롯데타운의 한축으로 자리매김할 광복점을 통해 부산본점, 동래점, 센텀시티점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로 부산지역 상권을 더욱 굳건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롯데와 신세계의 두번째 격전은 8월 영등포에서 막을 올린다. 역시 롯데의 아성에 신세계가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신세계는 기존 영등포점과 경방필 백화점을 합쳐 대규모 백화점을 건립, 영등포 상권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 영등포점의 면적은 4만3306㎡(약 1만3100평)규모로, 기존 롯데 영등포점 3만2445㎡(약 9814.6평)보다 약간 넓은 편이다.
하지만 롯데도 이에 맞서 기존 영등포점을 증축, 영등포 상권 방어에 나서고 있다.
기존 지상 8층 건물에서 지상 10층으로 2개층을 증축한다. 증축을 통해 확대되는 영업공간은 해외명품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군을 보강할 방침이다. 특히 주변 젊은 고객들의 유입이 많아지고 있음을 감안해 영캐주얼 상품군을 보강할 계획이다.
또 외관을 현대적으로 개선하고, 기존 노후 설비를 리뉴얼해 매장 환경을 개선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시킬 계획이다. 옥상에 생태공원도 조성해 도심내 탄소 줄이기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영등포 증축공사는 올해 공사를 시작해 2011년 1월에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 영등포점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5000억 원이며 8월 오픈하는 신세계 영등포점은 1400억 원 수준이다.
푸드투데이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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