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시작하고 보자

  • 등록 2009.01.05 1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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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가 쓰신 책에 유명한 빈대이야기가 있다. 빈대를 막아보려고 침상 네다리를 물이 가득 담긴 대접에 담구어 놓고는 안심하였더니 빈대가 천장으로 기어 올라서 침상 위에 자는 사람 위로 툭 떨어져 제 하고 싶은 일을 하더라는 얘기이다.
 
필자는 빈대를 경험하지는 못하였지만 연전에 히말라야로 트래킹을 갔을 때에 나무 위에서 기다리는 거머리를 본 적은 있다. 바로 밑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툭 떨어져서 모자 속까지 들어가 피를 빨기에 그 피가 얼굴로 흐르는 것도 보았다. 살기 위해 생물들은 참 별 짓을 다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던 기억이 난다. 벼룩이나 거머리 같은 생물들이 먹이 위에 제대로 떨어지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실패를 거듭했을까. 겨냥한대로 못 떨어지면 밟히거나 잡혀 죽을 확률이 많았을 터 인데 말이다.

때로는 이렇게 현명해 보이는 동물의 세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리숙한 면도 많다. 코끼리에게 어려서부터 쇠사슬을 채워 놓으면 그 사슬이 그리는 원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어서 나중에는 풀어 놓아도 도망가지 못한다는 얘기는 잘 알려져 있다. 옛날에 여러 번 해봐도 안됐기 때문에 아예 시도조차 안한다는 것이다.

유럽의 인기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야기 중에 나오는 벼룩에 관한 얘기도 그런 내용이다.
 
벼룩을 상자 속에 넣어두면 껑충껑충 뛰어서 밖으로 나온다. 그런데 유리를 한 장 얹어 놓으면 벼룩이 유리가 있는 줄 모르고 높이 뛰기를 하다가 머리를 부딪히게 되고 그러면 아프니까 나중에는 유리판 바로 밑에까지만 뛴다는 것이다. 그 뒤에는 그 유리 판을 없애도 그 벼룩들은 유리가 있던 높이만큼만 뛴다고 했다. 서로 덩치만 다르지 비슷한 얘기이다.
 
사실 우리의 “생각”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어떤 상자 속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이 있다.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을 제한하는 상자가 실제로 있었겠지만 언젠가 뚜껑이 활짝 열렸는데도 우리는 그 상자 밖으로 나올 줄을 모른다. 과거에 해 보았더니 안됐었거나 과거에 해 보려다가 상처와 고통만 받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또는 기대했던 큰 성공을 못해서 주위의 비웃음만 샀을지도 모른다.

너무 두려워서 안전한 것을 찾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렇게 했기에 우리까지 대대로 줄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 올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전한 곳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있어 별로 얻을 것이 없다. 그러니 경제는 파동이라는 것을 믿고 2~3년의 앞을 내다보고 자기만의 길을 떠나 보아야 한다. 거머리가 가만히 나무 밑에 붙어 있으면 누가 와서 피를 빨려주겠나.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서 지나가는 동물 위로 떨어져야 자기도 살게 되고 종족을 번성시켜 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은 모두 야구를 하며 놀 때 혼자서 골프 연습을 하였다고 한다. 그 때에는 골프가 지금처럼 대중적인 인기종목이 아니었다. 피부색이 달라서 친구 사귀기도 쉽지 않던 차에 하는 운동마저 달랐으니 왕따 당하기 딱 알맞았겠지만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기어이 성공을 이루어냈다.
 
다음은 그가 한 말이다.
 
“필생의 도전을 해 볼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만일 성공하면 그 도전은 당신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영원히 바꾸어 줄 것입니다.”
 
너무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말일까? 하지만 비관적이고 절망적인 데에서 무슨 “도전”이 생기겠는가. 도전을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성공 확률이 크다. 지금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성공 확률이 크다. 인생은 확률의 게임이기도 한 것이다. 새 해에는 지난 해에 우리를 억누르던 비관, 불안, 공포를 떨어버리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해 보자.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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