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는 그 나라의 정신문화 담겨져야 … 세계화의 논리 “얼쑤이즘”에 입각 가치관 정립 필요
“음료는 단지 기능만을 충족시키는 기호식품이 아니라 그 속에 정신과 문화가 담가져야 한다. 즉 제품에는 그 나라의 얼이 깃들여져햐 한다.” 웅진식품 조운호(41세)사장. 음료시장에서 “생각하는 불도저”라는 닉네임을 가질만큼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되 일단 결론이 내려지면 저돌적으로 밀어 부치는 것이 그의 경영스타일이다. 다부진 체구에 열정이 넘치는 달변, 한마디로 한국 음료업계의 뉴프론티어다. 그의 열변을 듣노라면 심오한 경영 철학과 음료업계를 바라보는 해박한 전문지식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그가 초고속 승진으로 30대에 CEO자리에 오른것도 우연이 아니다는 것이 실증되고도 남는다. 98년 매월 10여억원의 적자를 보이는등 무려 400억원의 누적적자속에 시달리면서 하향길로 급강하던 웅진식품, 당시 경영진과 뜻이 맞지 않은 관계로 그룹 기획 조정실에 머물러 있던 그는 웅진식품 영업부장으로 롤백하면서 웅진식품은 새로운 기록의 역사를 쓰기시작한다. |
![]() | 웅진코웨이, 웅진닷컴, 웅진미디어 등을 거느린 중견기업 웅진그룹(회장 윤석금)은 지난 1995년 10월 대추음료인 ‘가을대추’의 출시와 더불어 음료사업에 본격 진출한 이후 99년 1월 순수한 국산 쌀을 주원료로한 아침햇살과 그해 12월 매실음료인 ‘초록매실’그리고 2000년 11월 ‘쑥의 향기’등을 잇달아 출시 식품시장에 돌풍을 일으켰으며 구수한 숭융맛을 내는 곡물음료인 아침햇살을 출시 9개월만에 1억병을 판매,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음료 사상 최단기 다매출 기록을 달성했고 지난해 말 10억병 판매고를 돌파했다. 생각하는 불도저, 식품시장 돌풍 “웅진식품이 곧 조운호(사진) 사장이다”라는 말이 음료업계에 파다하다. 자신감과 저돌성으로 곡물음료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온 그는 “매일 머리를 감는 남자” |
조사장은 변화(Change) 창의력(creative), 도전(Challenge) 즉 3C 정신이 오늘날 자기를 있게한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3C정신은 자신이 어려운 고비가 닥칠때마다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업계에서는 또 그를 두고 신들린 사람이라고 한다.
변화·창의력·도전 3C 정신이 웅진의 힘
새로운 음료를 개발할때마다 유명교수, 문인, 서예가, 화가, 디자이너는 물론 심지어는 춤꾼, 풍물패등 길러기 패들과도 어울린다. 이들과 같이 얘기하다보면 본질과 가까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조사장은 지난 1월 24일 일본 경영개발협회와 관서경영관리협회 도리고에 이사장 초청으로 이뤄진 경영자 대회 강연에서 웅진식품의 세계화 전략을 얼쑤이즘(Earthism)이라는 독특한 철학으로 소개, 참석한 일본전국의 경영자, 경제계, 언론계, 학계 인사들로부터 큰 호응과 함께 극찬을 받았다.
얼쑤이즘은 지구화(Earthism)에 대한 한국적 표현으로 ‘얼쑤’는 우리고유의 창을 부르는 사람과 관객이 모두다 흥에 겨울때 내는 우리민요의 추임새로 한국적 독자성을 드러내는 표현이며 상호간에 서로를 인정하면서 흥겨움의 가치를 공유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고 조사장은 강조한다.
조사장은 오늘날과 같이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시장개방화 시대에는 배타적이고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진정한 세계화는 각국의 독자성이 인정됨과 동시에 세계의 다양성으로 공유되고 공존되는 것이며 바로 이러한 것이 새로운 세계화 철학으로서의 ‘얼쑤이즘’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특히 세계적은 표준에 따라가야 한다는 글로벌 스탠다드 논리만으로는 세계화시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수 없으며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서 핵심역량을 발굴하고 육성하여 세계가 인정할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글로벌시대에 가져야하는 창조적이고 도전적 자세이며 진정한 세계화라고 말한다.
조사장은 이같은 진정한 세계화 이념속에서 한국·일본·중국등 아시아의 많은 음료기업들이 다같이 “얼쑤이즘”에 동참하므로서 세계음료시장을 동서양 음료가 균형을 이루는 시장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사장은 이 자리에서 매출 65억원에 불과했던 기업을 5년만에 40배인 2천 600억원으로 성장시키는 등 단기간에 급성장을 이뤄낸 웅진식품의 비결에 대해 △ 기업내에서의 존재가치에 대한 존재론 △ 기업내에서의 개인역할에 대한 역할론 △ 제품개발 철학을 밝힌 용기론 △ 제품의 생명론 등에 대해 정연한 이론을 전개 참석자들 열광적인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곡물음료 개발은 쌀 소비촉진에도 기여
조사장의 이같은 경영철학은 “웅진식품의 10년후 경영목표는 20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 준다.
그는 세계적인 음료기업인 코카콜라가 한국시장에 처음 도입된 이후 30여년만에 이뤄낸 3천억원의 매출을 웅진식품은 겨우 3년이란 짧은 기간에 이뤄냈으니 100년의 역사를 가진 코카콜라가 지금 전세계적으로 20조의 매출을 형성하고 있다면 웅진식품은 10년만에 20조원의 매출을 달성할수 있다는 주장이다.
조사장의 곡물음료 개발 철학에서 쌀을 빼어 놓을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곡생산량은 연 3천 2만석~3천 5백만석에 달하고 잉여 쌀만해도 500만석이 넘는다.
여기에다 2004년부터 쌀 수입이 자유화되면 미곡생산농가는 생산 의욕저하는 물론 미곡 생산을 회피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조사장은 쌀의 소비촉진하고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 주기위해 곡물음료 개발은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웅진식품이 ‘아침햇살’을 개발 쌀음료의 돌풍을 일으킨것도 우리에 맞는 곡물음료개발에 대한 조사장의 집념이 현실화 한것이라 할 수 있다.
웅진식품의 대표적 쌀음료인 아침햇살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1만 7천여톤에 달하는 쌀을 소비했으며 이는 4천만 국민은 4끼니, 1천만 서울 시민의 17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량에 달한다는 것이다.
적자기업을 단숨에 흑자기업으로 바꿔놓은 음료업계의 ‘미다스(midas)’ ‘히트상품 제조기’ ‘신화적 존재’ ‘생각하는 불도저’등을 상업고등학교와 야간대학 출신으로 입사 9년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조사장에게 항상 따라 수식어다. 그러나 조사장이 정작 듣고 싶어하는 말은 따로 있다.
그 동안 서구음료가 주름잡아 온 국내음료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린 우린민족 고유의 전통음료 개척자 즉 음료의 역사를 새로쓴 “음료문화 사회운동가”가 그에게 가장 적중한 표현이라 할수 있다.
“소비자들의 잠재돼 있는 욕구를 채워주는 기업만이 존재가치가 있다”고 늘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조사장은 “현재 우리 음료업계를 주름지게 하는 것은 제품 베끼기 경쟁, 후발 음료업체의 광고덤핑 공세등이 신발매제품을 밀어내고 있다”며 “따라하기 보다는 음료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웅진식품이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 ▲ 본사 조영송 편집국장(사진 좌)과 조운호 사장이 곡물음료 개발과 관련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이종건 기자 용기론·생명론·존재론이 제품개발 철학 Q. 세계음료시장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시장 변화 속에 서구식을 답습해 온 우리음료산업은 일대변혁이 이뤄져야 되지 않는가? A. 세계음료시장은 지금 급격한 변화 속에 있다. 서로의 사업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진행하는가 하면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등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펩시와 게토레이의 합병, 코카콜라의 다양한 음료사업으로의 사업방안 모색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보다는 매년 수백가지의 차음료를 개발하여 차음료의 시장크기를 늘려가면서 자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해나가고있다. 우리음료산업의 갈길은 진정한 우리음료!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그리고 독자적인 우리브랜드의 우리음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Q. 한국적 즉 동양인이 선호할 수 있는 음료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 같은 상품이 서양권에서 과연 인기를 얻을 수 있는가? A. 우리 전통음료로 외국인의 입맛에 맞춘 것이라기 보다는 외국인들에게도 새로운, 그리고 맛있는 음료이기 때문에 팔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침햇살은 cereal 음료다.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cereal로 만든 hard drink를 마셔왔다. 그들에게 아침햇살이라는 cereal 음료는 새로운 것으로 그들은 아침햇살을 마시면서 새로운 동양의 신비와 문화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처음 콜라나 오렌지주스를 접했을때 맥주를 처음 마셨을때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서양의 pop음악과 청바지와 그들의 문화를 느끼고 체험하면서 그들의 문화와 생활을 함게 맛본것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다. 마찬가지로 그들도 '아침햇살', '초록매실'을 마시면서 또다른 문화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Q. 쌀 등 곡물류를 원료로 한 음료개발은 남아도는 쌀의 소비촉진은 물론 쌀 생산 농가에 기여도 역시 크다. 쌀 소비촉진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구상은? A. 웅진식품은 작금의 쌀 공급 과잉으로 인한 농업정책의 위기사항을 단순한 일차산업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곡물 가공산업의 활성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이의 실천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웅진식품은 쌀음료 ‘아침햇살’의 확장제품인 ‘바나나 아침햇살’, ‘딸기 아침햇살’을 출시해 지속적인 쌀음료 저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Q. 조사장의 Earthism(얼쑤이즘)은 각국의 독자성을 바탕으로 한 세계화 전략 철학으로 보는데 문화 문명이 다른 서양권에서 얼쑤이즘을 통한 균형발전이 가능한가? A. 우선 세계화 전략으로서 ‘얼쑤이즘(Earthism)’을 생각하게 된 것은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에 우리들은 가치관, 즉 세계관을 재정립하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지난 일본경영자대회에서 강연을 하면서 이 시대 세계화를 꿈꾸는 모든 이들이 가져야 하는 가치를 'Earthism(지구화)'라는 용어 속에 담아서 표현했다. 즉, 지구화란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성과 특성을 잘 살리면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것이말로 가장 신바람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나의 세계화 논리다. 결국 ‘얼쑤이즘’은 배타적인 세계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가치가 인정되어지고 상호 공유, 공존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음료가 동서양의 균형을 이루자는 것이며, 이러한 균형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 '얼쑤이즘'이라는 것이다. Q. 조사장의 사업경영 기본철학은? 그리고 우리 음료업체 소비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우선적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료 하나 없는 시장 상황에서 우리 음료의 자존심을 지켜 주고, 우리 브랜드로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마실거리 문화 기업을 만들고자 한다. ‘음료기업은 음료로 존재한다’라는 즉, ‘기업은 상품으로 존재한다’는 명제의 존재론입니다. 즉, 상품을 단순히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하나의 필요조건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그것을 포함하여 상품 자체가 기업을 생성하게 하고 고객을 생존하게 하는 존재로 보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용기론’, ‘생명론’, ‘존재론’이 제가 가지고 있는 제품개발철학이며, 이를 바탕으로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
조 사장 프로필 |
△ 1962년 전남 해남 출생
△ 1981년 부산상고졸, 제일은행 입사
△ 부산산업대 (현 경성대) 야간학부 회계과졸
△ 1990년 웅진그룹 입사
△ 1995년 웅진식품 기획실장
△ 1996년 웅진그룹 기획조정실장
△ 1998년 웅진식품 영업부장
△ 1998년 웅진식품 대표이사
△ 2001년 고려대학교 서비스 경영연구센터 자문위원
△ 2001년 한국 기업 경영학회 선정 제1회 한국 기업 경영대상
△ 2002년 WEF (세계경제포럼)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에 선정
△ 2003년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