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게 요동치는 것을 두 가지만 들어보라고 하면 하나는 지구의 기후를, 그리고 다른 하나는 금융위기를 들 수 있겠다. 기후는 장기간이고 금융위기는 비교적 단기간이란 점이 다를 뿐이다.
지구 온난화가 큰 이슈가 된 요즈음 의외인 것은 우리가 지금 빙하기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12,000년 전에 대 빙하기가 끝나고 지금은 다음 번 대 빙하기가 시작되기 전의 잠깐 따뜻해진 간빙기에 살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가 빙하기로 되돌아 가는 것을 늦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자도 있지만, 또 다른 학자들은 지구의 온난화가 구름을 많게 만들고 위도가 높은 지역에 눈을 많이 오게 해서 결국 지구가 다시 추워지는 냉각효과를 더하게 한다는 주장도 있다. 눈이나 구름이 태양에너지를 우주로 반사해 버린다는 것이다. 요는 우리가 추워서 얼어 죽는 시대를 맞게 될지, 아니면 더워서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인데 그만큼 기후변화의 예측이 어려운 것 같다.
지구의 온난화를 막기 위한 여러 노력들이 과연 지구를 지금같이 비교적 살기 괜찮은 곳으로 계속되게 해 줄 것인지 잘 모른다. 다만 지구의 긴 역사 동안 인간이 살만한 기후로 되었던 것은 극히 짧은 기간이었다는 점이고 지구가 인간에게 그다지 친절한 곳은 아니라는 점은 확실한 것 같다.
금융위기도 예측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내노라는 전문가들도 지금 같은 상황이 이렇게 갑자기 올 줄은 상상도 못 한 것 같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TV에서 긴급 자금 7,000억 달러의 필요성을 얘기 할 때만 해도 마치 자다가 나와서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7,000억 달러를 마련해 주더라도 이번 사태가 해결될지 자신 없어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초강대국이며 모든 정보가 흘러 들어가는 나라의 대통령이 그 정도였으니 우리나라 정부가 이에 대한 완벽한 대책을 내기는 애초에 무리였을 것이다.
정부가 갈팡질팡하면서 혼란에 빠져 있는 동안 국민들은 서서히 공포에 질려가고 있다. 9월 위기설, 11월 위기설에 이어 이제 내년 3월 위기설이 그럴 듯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두려울 때는 이런 저런 “설”이 잘 먹힌다.
돈을 얼마나 풀어야 할지, 풀고 나면 어떤 부작용이 올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자본주의의 기본 체제가 과거처럼 유지될 것인지도 잘 모른다. 미국도 처음에는 그 당시 엄청난 돈인 7,000억 달러를 얘기하더니 이제는 불이 실물경제로 옮겨 붙을 우려가 있다며 7조 달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엄청난 돈이 두 세 달 사이에 증액되어도 터무니 없다고 말하는 사람조차 없다. 무엇인가 우리가 모르는 더 큰 무서운 것이 있지 않고야 미국이 저렇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사람들을 더욱 공포로 몰고 간다.
이 같은 예측 불가의 상황의 끝이 어디인지 잘 모른다는 점과 전 세계가 공동으로 고통을 받아 숨을 곳이 없다는 것이 더욱 사람들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공포는 사람들의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그리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전 세계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데 제 아무리 돈을 많이 쏟아 붇는다 해도 대외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 경제가 더 빠르게 좋아지지도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때에는 조급해 하지 말고 경기의 싸이클을 타고 길게 보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을 심리적으로 안심시킬 대책이 필요하다.예를 들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되면 대책이 없는 사람들을 미리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식량, 난방용 연료, 유아용 분유 같은 것을 잘 공급해 줄 시스템이 그런 것이다. 이런 것들을 현물로 대출해주고 나중에 갚도록 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경기 현상은 사이클이 있으므로 조만간 언젠가는 다시 올라가고 그 때에 다시 돈을 벌어 갚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귀에 들리는 것만 들어서 판단을 해 버리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아직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지만 확실히 있는 그것을 볼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어서 머리 속에 공포를 몰아내고 희망을 줄 수 있길 바란다.
만일 대 빙하기가 다시 시작되면 수만 년간 계속되어 대책이 없겠지만 이번의 금융위기는 길어야 3년이라고 하니 잘해서 넘길 수 있다.너무 두려워 말자.
푸드투데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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