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에 맞서 돼지고기가 반격에 나섰다.
지난달 27일부터 대형마트에서 일제히 판매되기 시작한 미국산 쇠고기의 가격공세에 위협받던 돼지고기가 '고급화'로 전열을 정비해 소비자들에게 한발짝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0월부터 미아점에서 '재래돼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재래돼지는 일제시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의 사라진 품종으로,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가 2년여의 연구 끝에 복원해 일부 농가에서 사육해오다 처음으로 국가기관의 인증을 받아 이마트에서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체중이 60~70㎏으로 외래종 돼지의 절반 수준이며 사육기간도 210일로 외래종 돼지에 비해 30일 정도 길지만 고기의 적색도가 높고 불포화 지방산으로 순백색을 띤 독특한 식감이 특징이다. 가격도 일반 돼지에 비해 10% 가량 비싸다.
이마트가 이처럼 비싼 재래돼지를 선보인 것은 저렴한 외국산 쇠고기의 등장과 프랑스 등 수입 돼지고기의 가격 공세 등으로 더이상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이들과 경쟁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또 동충하초를 먹인 돼지, 녹차를 먹인 돼지 등 일반 돼지고기보다 10% 비싼 고급 돼지고기를 출시, 고가에도 불구하고 매년 매출이 20% 가까이 꾸준히 증가할 정도로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넓은 사육공간에서 무항생제 사료만으로 생산된 '행복한 돼지'도 미국산 쇠고기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7월 일반 돼지고기보다 10% 비싼 행복한 돼지를 선보인 이후 꾸준한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판매 매장을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돼지고기도 쇠고기처럼 1+A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나눠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처음에는 2개 매장에서 1+A등급, 1등급 돼지고기를 판매했으나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아 1+A 등급 4개점, 1등급 10여개점 등 고급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매장을 15개로 늘렸으며 앞으로도 점포를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
이마트 정영주 돈육바이어는 "앞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돼지고기의 가격 공세가 거세지고 22일부터 돼지고기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면 돼지고기도 과거처럼 단순히 가격으로만 승부하기 어렵다"면서 "앞으로는 돈육도 한우처럼 보다 품질에 초점을 맞춘 상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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