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책임질테냐" 항의에 소비자 `심드렁'

  • 등록 2008.11.27 17: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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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가 대형마트에서 다시 팔리기 시작한 27일 시민단체와 농민들은 서울 시내 매장을 찾아 항의했지만 시민들이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등 평소와 크게 다른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그간 판촉에 열을 올렸던 업체와 이를 비난해온 시만단체 사이에는 우려와 달리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고 대다수 소비자는 업체의 판촉이나 이에 대한 항의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이마트 앞에서 농민연합과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서울여성회, 여성연맹 관계자 30여명이 모여 규탄 기자회견을 연 뒤 매장을 항의방문했다.

규탄 내용의 골자는 고수익을 올리는 대형마트가 국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까지 굳이 판매해야 하겠느냐는 것.

민주노총 서영구 부위원장은 "미국산 쇠고기를 팔아 얼마나 더 벌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전국농민회총연맹 전송도 사무처장은 "농민은 경제난에 비료 값도 없어 허덕이는데 대형마트는 돈이 되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고 비난했다.

이들의 방문이 예정된 서울 용산 이마트와 서울역 롯데마트, 영등포 홈플러스에는 영업방해 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우려한 전의경들과 시위자들의 출입을 통제하려는 보안직원들도 배치됐다.

활동가들은 `미친소 판매 대형마트 OUT', `돈에 눈이 멀어 국민건강 내팽개치는 대형마트'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매장을 활보했지만 보안직원들과 말싸움만 있었을 뿐 몸싸움은 없었다.

농민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소비자의 권리를 찾는 정당한 방문이라고 주장하고 보안직원들은 명백한 영업방해라고 반박하는 말다툼이 꼬리를 물고 계속됐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이들의 승강이를 지켜보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 지나쳤고 육류 매장도 최근 경기불황의 예외지대는 아니었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지하 식품매장 관계자는 "작년에 미국 쇠고기 판매가 중단되기 전에는 하루 평균 600만원어치를 팔아서 오늘도 500만원 정도는 예상했는데 한나절이 지나 오후가 되도록 80만원어치밖에 안 나갔다"고 말했다.

항의 방문이 취소된 서울역 롯데마트 육류 매장은 더 한가했다. 이곳 점원 또한 "미국 쇠고기가 나왔나 보다 하고 흥미를 갖는 사람들은 더러 있는데 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용산 이마트에서는 `점잖은' 분위기 속에 항의 방문자들과 업체 고위 관계자의 만남이 성사되기도 했지만 미국 쇠고기 판매를 중단하라는 요구와 원론적 답변이 오가며 소통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인간 광우병이 발병할 때 어떻게 법적 책임을 질 것인지 정해진 날짜까지 답변해달라"고 요구했고 이마트 점장은 "회사에 보고해 논의해보겠다. 날짜를 못박기는 어렵다. 우리만 파는 게 아니고 다른 매장들도 참고해야 한다"고 답했다.
푸드투데이 이경희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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