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육류 소비패턴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비교적 값비싼 쇠고기 소비를 줄이는 대신 저렴한 돼지고기와 닭고기로 육류 섭취를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 대형 마트의 쇠고기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마이너스 신장세를 보인 반면 닭고기와 돼지고기 판매량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올해 1-10월 쇠고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중단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 쇠고기 판매량은 무려 15.4%나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닭고기 판매량은 17.2%나 늘었다. 마찬가지로 돼지고기도 15.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마트에서도 비슷한 판매추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 1-10월 이마트에서 판매된 한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1% 감소했다. 수입 쇠고기 판매량은 3.3%나 줄었다.
이와 달리 돼지고기와 닭고기 판매량은 각각 22.4%, 11.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육류 소비패턴은 주가폭락, 원.달러 환율 급등 등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9-10월에 더욱 뚜렷해졌다.
이 기간 롯데마트에서 쇠고기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2.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닭고기와 돼지고기 판매량은 각각 27.0%, 17.9%나 늘었다.
이마트에서도 9-10월 한우 판매량은 4.9%에 그쳤고 수입 쇠고기 판매량은 14.55%나 감소했다.
그러나 돼지고기와 닭고기 판매량은 각각 30.7%, 32.1%로 급증했다. 특히 주가와 환율의 널뛰기가 극심했던 10월엔 돼지고기 판매량은 무려 51.4%나 늘었고, 닭고기 판매량도 45.8%의 경이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육류 소비패턴은 육류 종류별 가격 격차와 경기침체로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4인 가족의 1회 적정 소비량의 가격은 한우 등심(700-800g)의 경우 4만8000-5만5000원선, 생닭(2마리)은 1만원선, 삼겹살(국내산 700-800g)은 1만2000-1만4000원선으로 조사됐다.
4인 가족이 대형마트에서 직접 사서 먹을 경우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선택하면 한우보다 4-5배 싸게 즐길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롯데마트 정선용 축산팀장은 "축산물 중 닭고기,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을 찾는 불경기의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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