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미래

  • 등록 2008.10.09 15: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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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에 공산주의의 종주국이었던 소련이 붕괴하면서 여러 사람이 공산주의는 사라지고 자본주의가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고 하였다. 이제 20년도 못 지나 미국 경제의 큰 위기를 보면서 어떤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몰락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공산주의 사상이 사라졌다기보다는, 그 안의 실천상 오류나 이론상의 치명적인 문제점이 소련을 망하게 하였듯이 자본주의 이론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미국이 휘청거리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더 많은 능력과 노력을 발휘하면 더 많은 보상을 얻게 되고, 그 결과 남보다 많이 번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제도는 확실히 매력이 있다. 하지만 능력과 노력을 마음대로 발휘할 수 있는 좋은 환경에 있지 못한 사람들로써는 점점 더 커져가는 빈부의 격차를 볼 때 절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치명적인 단점은 자본의 끊임없는 증식욕구를 제어하는 방법이 없는 것과 가진 자가 관용을 베풀도록 하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끼니를 굶은 사람들이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하루에 몇 년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번다. 그들은 쌓인 돈으로 더 많은 돈을 버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다. 그들은 가난한 자들을 포용하고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재산과 돈을 빼앗으려 하는 사람들이라고 멀리하려 한다.

정부에서는 자본과 자본가들이 더 많이 벌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경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백성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나면 나머지는 온통 가진 자들이 더 벌게 만드는 정책이 많다.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한다고 세금을 내리게 되면 어려운 사람들이 도움 받을 기회는 더욱 줄어든다. 그렇다고 더 많이 벌게 된 사람들이 덜 유복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관용이 늘어나게 할 방법이 없다. 결국 개인의 양식이나 종교심 같은 것에 의존해야 한다.

세계 여러 곳에서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인 높은 소비수준과 이미지를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이 그 체제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만 그들 힘만으로는 들어갈 방법이 없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 내부에서 느끼는 불만 때문에 반미가 된다.

미국은 이들을 진심으로 포용하려 하지 않고 자기 국민의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에만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 나갔다. 이즈음의 미국 금융체제의 붕괴는 이 같은 자본주의의 실천적이고 내재적인 문제점과 함께 미국 경제가 늙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1929년의 대공황은 “케인즈”라는 탁월한 경제학자의 이론과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미국을 역사상 유래 없이 강력한 경제 대국으로 만들었다. 아마도 그때가 미국 경제의 청년기쯤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최근 30년간 미국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경쟁력을 잃기 시작하였다. 미국 경제가 어느새 노쇄해진 것이다. 자동차부터 시작해서 많은 생필품은 일본이나 중국, 기타 아시아 및 중남미 국가들과 경쟁이 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다행히 IT산업 같은 첨단산업에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최근의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은 과도한 금융기법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무기로 세계의 돈을 끌어 모은 기술 덕분에 유지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 답은 자본주의 경제의 단점을 근본부터 해결하는 데 있을 것이다. 예일대의 “에이미 추아”교수아 힌트를 준다. 그녀는 '제국의 미래'라는 책에서 로마가 멸망한 이유를 지금까지와 다르게 설명하였다. 즉 과거 학자들은 로마의 '순수한 혈통'을 다양한 잡탕 민족들이 오렴시켰기 때문에 멸망한 것이라고 보았지만, 그녀는 로마가 한창 잘 나갈 때 가지고 있었던 '관용'을 점차 잃었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문화,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민족들을 불러 모으고 동화시키고 보상해주고 통합시킬 수 있었던 능력을 잃어버리면서, 소위 '접착제'가 없어져버려 로마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자본주의는 하나의 제국은 아니지만, 가진 자들과 가진 나라들이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와 종교적 배경을 못 가진 나라들과 못 가진 자들을 포용하고 도와주고 통합시킬 “접착제”를 찾아내서 실천하는 능력을 먼저 발휘할 때만 미래가 있을 것 같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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