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좋은 사과를 대량으로 확보하라"
추석 대목을 맞아 대형 마트 등 유통업체 바이어들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사과는 추석 선물 세트의 단골 메뉴로, 매년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추석이 예년보다 2~3주 빨리 찾아온 올해에는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업체간 물량 확보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국내에서 수확되는 사과는 품종별로 홍로, 조생종, 부사 등이 있는데, 홍로는 8월 말부터, 조생종은 9월 중순부터, 부사는 9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수확된다.
추석이 예년처럼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면 부사가 수확되기 때문에 물량이 풍부해 가격과 품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지만 올해처럼 이른 추석에는 물량이 적은 홍로와 조생종만으로 선물세트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홍로는 조직이 치밀하고 과즙이 많아 맛이 좋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이 맛있는 홍로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리테일은 선물세트를 제작할 좋은 사과를 구하기 위해 과일 담당 직원뿐만 아니라 야채 담당직원까지 산지를 돌며 물량확보에 나섰다. 올해 사과 선물세트의 90% 이상을 홍로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곽용구 GS리테일 과일담당 MD는 "부사는 아직 수확도 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서 장수와 무주 지역을 돌며 여문 상태를 체크하고 좋은 상품만 골라 계약을 하고 있다"면서 "올 추석에는 사과 생산량이 적어 좋은 상품을 먼저 구하기 위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신세계 이마트도 사과 확보에 비상을 걸었다.
이에 따라 이마트 바이어들은 직접 농가를 방문, 재배 시기를 타진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산지 직거래를 늘리고 있다.
이 회사는 사과 물량도 문제지만 알맞게 익어 제맛을 낼 수 있도록 품질과 신선도에 초점을 맞춰 올 추석부터 '사과 선별 공장'에서 당도(糖度) 선별 테스트를 통과한 사과만 팔기로 했다.
롯데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에는 홍로 1품종만 공급할 계획"이라면서 "물량 부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물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작년 추석 때 보다 사과가격이 20~30%까지 오르고 있다.
수확한 사과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것도 문제다. 홍로는 맛은 좋지만 다른 사과에 비해 저장기간이 짧아 쉽게 무르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사과선물세트의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선물세트 안에 '선도유지제'를 넣은 얇은 주머니를 넣어 판매할 예정이다.
GS리테일 어우선 농산팀장은 "올해 사과는 다른 종에 비해 저장성이 떨어지는 홍로이기 때문에 사과만 많이 들어있는 선물보다는 배와 함께 들어있는 혼합 선물세트를 구입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라고 조언했다.
신세계 이마트도 저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홍로를 배송하는 도중에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과세트 안에 에틸렌 가스 제거제를 넣어 사과 특유의 사각사각한 맛을 최대한 살릴 방침이다.
푸드투데이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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