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앞서는 경영의 가치

  • 등록 2008.05.28 15:18:11
크게보기

돈을 빌리면 반드시 내야 하는 '금리'는 경제정책에서 중요한 수단이 된다.

금리를 높이면 기업들은 투자를 적게 하려 하고 그 결과 소비자들도 돈을 적게 쓰게 된다. 따라서 물가는 안정이 되겠지만 경기는 부양되지 않는다. 반대로 금리를 낮추면 기업에서는 자금 조달을 낮은 비용에 하게 되니까 투자를 많이 하려 하고 그 결과로 소득이 늘게 되어 소비자도 돈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물가는 올라가겠지만 경기는 부양 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요즈음은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높여도 계속 물가가 오르곤 한다. 물가상승의 원인이 금리 때문이 아니라 세계시장의 원자재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원유값이 수년 전에 비해서 대여섯 배 이상 오르고 요즈음은 곡물 값도 두세 배 오르니까 국내 물가가 따라서 오를 수 밖에 없다.
 
반대로 경기를 살리려고 금리를 낮추어도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환율과 국경 없는 무한 경쟁 때문에 기업의 시장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금리를 낮추어 주더라도 활발하게 투자를 할 수가 없다.결국 경쟁자를 앞서가는 기술 혁신 같은 것이 수익을 많이 낼 수 있게 해주고 투자를 왕성하게 한다. 금리가 정책수단으로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하게 된 것이다.
 
금리는 과거에 우리나라에서도 재산 형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없는 사람이 재산을 모으려면 안 먹고 안 쓰는 수밖에 없었으며 그렇게 모아 놓은 쌀을 봄에 빌려주어 가을에 회수하면 두 가마 빌려주고 세 가마 받을 수 있었으니 연리 50%는 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따져서 처음에 근근이 안 먹고 안써서 모은 쌀 2가마를 시작으로 20년 만 잘 빌려주면 6,600가마의 재산을 가진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 간에 쌀이 모이면 땅을 사고 그랬겠지만 그 결과로 이자 덕분에 한 재산이 되어 나중에는 자식에게 상속 되었을 것이고 농업시대에 빈부의 차가 생겨난 것이다.
 
산업화가 시작되고 나서는 금리에 상관없이 대박이 나는 사업이나 주식 또는 부동산 등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 근본을 들여다 보면 시장 사금리보다 싼 이자에 돈을 빌릴 수 있었던 사람들이 크게 부자가 되었다는 데는 같은 맥락이 흐른다. 결국 금리 덕분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슬람교에서는 계율상 금리를 받을 수가 없다고 한다. 자연히 돈을 늘리고 모으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고 그것이 이들 회교권이 다른 문명권보다 빈부의 차가 적은 이유의 하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왕과 그 가족 또는 그들의 측근 같이 권력을 가진 사람들 말고는 부자가 드문 이유가 그런데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 나라의 은행들도 명목은 이자가 아니라도 무언가 돈을 빌려 주는 대가로 반대 급부를 받긴 한다는데 그 수준이 다른 나라의 은행 금리 보다는 싸다고 한다. 금리로 돈을 벌 생각을 말라는 말인 것 같다.
 
근래 들어 이슬람 국가들이 석유 값이 몇 배씩 뛰는 바람에 돈이 엄청나게 많이 늘었는데도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그 지역에 진출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법에는 이자 없이 돈을 빌려주는 장사를 은행이 못하게 되 있기 때문이라나. 금리에 대한 법규도 바뀔 때가 되었다.
 
성경에도 돈 빌려주는 데 대한 이야기는 나온다. 신약에서는 겉옷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면 날이 어둡기 전에 옷을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담보 해제를 하게 되는 셈이니 금리는 물론 원금을 못 받더라도 이웃의 고통부터 덜어주라는 뜻일 것이다. 구약에서도 빌려준 지 7년이 되면 빚을 탕감해 주라고 하였는데 이런 계율이 공동체의 빈부의 차를 막아 주었을 것이다. 돈이 너무 많아진 지금 세상에서 필요한 계율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종교에서 염려해 주지 않더라도 단순히 금리만 가지고 부자가 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낮은 금리로는 돈이 안 되어서 재산 형성이 안 되고 높은 금리는 떼일 염려가 많아 재산 형성이 안된다. 그렇다고 현찰을 깔고 사는 것도 안 될 일이니 무언가 돈을 벌 일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혼자서 사업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여럿이 모아 일 잘하는 회사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것이 가장 좋은 수단이 되었다. 따라서 정직하고 성실하면서도 유능한 기업인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자기 혼자 할 능력이 없기에 여럿이 모아 투자를 하는 소액 투자자들에게 배당도 제대로 하고 무상주도 계속 주어서 투자자들을 돈 벌게 해 주는 멋진 경영자들이 많아져야 한다.

국민을 부자로 만들어 주려면 모든 경영자들이 자기 회사 투자자들을 부자로 만들어 줄 결심을 하는 수밖에 없다. 이제 금리에 의한 정책의 약발이 잘 안받는 시대이니 금리만 믿지 말고 훌륭한 경영인을 믿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Copyright @2002 foodtoday Corp. All rights reserved.




(주)뉴온미디어 | 발행인/편집인 : 황리현 | 등록번호 : 서울 아 01076 등록일자 : 2009.12.21 서울본사 :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4가 280-8(선유로 274) 3층 TEL. 02-2671-0203 FAX. 02-2671-0244 충북본부 : 충북본부 : 충북 충주시 신니면 신덕로 437 TEL.070-7728-7008 영남본부 : 김해시 봉황동 26-6번지 2층 TEL. 055-905-7730 FAX. 055-327-0139 ⓒ 2002 Foodtoday.or.kr. All rights reserved. 이 사이트는 개인정보 수집을 하지 않습니다. 푸드투데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