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쇠고기 안전성 해명 총력

  • 등록 2008.05.02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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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으로 정부의 협상력과 광우병 위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정부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정부는 3억 미국인과 현지를 여행하는 유학생, 외국인들이 미국 쇠고기를 먹고 있는 만큼 수입 쇠고기에서 광우병 위험물질을 제거할 경우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 정부, 광우병 논란에 적극 대처

2일 오후 농림수산식품 장관과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직접 나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관련 대국민 해명에 나선 것은 광우병 및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는 비판 여론이 계속 거세질 경우 쇠고기 협상 타결 이후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집권 초기 국정 운영 전반에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비록 온라인 공간에서의 일이지만, 쇠고기 전면 개방을 계기로 시작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에 동참한 네티즌이 50만명을 넘어선 상태고, 청와대와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 등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굴욕 협상'과 '미국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지적하며 정부를 질타하는 글이 꼬리를 물고 있다.

◇ "광우병 위험 과장..美쇠고기 안전"

정부는 기본적으로 이번 쇠고기 협상 및 광우병에 관한 국민들의 분노와 걱정이 상당 부분 야당 등 정치권과 언론의 과장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오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이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된다"며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사안인만큼 정부 뿐 아니라 당에서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실상을 정확히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 역시 전날 서울대 농생대 강연에서 이번 광우병 논란을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에 비유하며 "부안 인근에 방폐장이 들어설 수 없었던 것은 사람들이 사실을 잘 모르고 선동됐기 때문"이라며 보다 직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정부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인정했고, 다른 위험 가능성들은 아직까지 실험실 안에서 논의되는 것일 뿐"이라며 미 쇠고기와 관련한 막연한 광우병 불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광우병 원인물질인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우리가 수입을 허용한 살코기.혈액이나 등뼈를 제외한 일반 뼈 등에도 들어있을 수 있다는 견해와 관련, 정부는 "실험실에서 실험동물을 통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것으로, 현재까지 자연 감염된 소의 경우 SRM을 제외한 부위에서 프리온이 발견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 미국 쇠고기에 대해서는 1억마리가 사육되고 있으나 2006년 이후 발생이 없었다는 점 ▲ OIE가 발생상황이나 검사.도축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광우병 감염소가 식탁에 오를 가능성을 미국이 차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는 점 등도 강조하고 있다.

◇ 농식품부 안이한 대응이 문제 키워

그러나 사실 이같은 여론 악화는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많다. 농식품부는 협상 타결 직후 사실상 검역 전문성 측면에서 문외한에 가까운 정운천 장관과 쇠고기 협상 수석 대표였던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이 국회와 언론을 상대로 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의 '당위성'을 홍보했다.

그 결과 정 장관은 과학적 설명 없이 "광우병은 구제역과 달리 전염병이 아니다"고 말하는 '무지'를 드러냈고, 민 차관보는 광우병위험물질을 복어독과 비유해 "복어독을 빼고 안심하고 마음껏 복을 먹는 것과 같다"는 경솔한 발언으로 여론의 질책을 받았다.

정부는 미국 쇠고기와 광우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관계 장관들이 나서 열심히 설명했으나 광우병 위험과 관련된 핵심 쟁점들에 대해 좀 더 시원한 답변을 내놔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광우병 예방의 관건인 동물성사료금지 수준이 유럽이나 일본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미국의 조치가)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약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미국처럼) 뇌와 척수만 제거해도 SRM의 90% 가까이 제거되기 때문에 미국의 조치가 광우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한국인이 특히 인간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한림대 의대 김용선 교수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결과 자체를 완전히 반박하지 못하고 "한국인에 많은 MM형 유전자가 광우병 감염성의 절대적 요인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는 정도로 넘어갔다.

새로운 조건에 따라 월령 표시가 없이 전면 쇠고기 개방이 이뤄지면 우리나라 소비자가 30개월이상 소에서 나온 뇌.눈.머리뼈 등 SRM에 노출되거나 곱창 등 내장을 통해 SRM인 회장원위부(소장 끝부분) 등을 먹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의 치아감별을 통한 연령 구분의 신뢰도가 높고 SRM이 제거되지 않고 수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전적으로 미국측의 완벽한 검역을 믿는다는 전제 아래 방어에 나섰다.
푸드투데이 이상택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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