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진로 상장 추진에 따른 리스크에 억눌려왔던 하이트맥주가 회사 분할을 계기로 날개를 훨훨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16일 55.8%와 44.2%의 비율로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존속법인)와 사업자회사인 하이트맥주(신설법인)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분할 기일은 오는 7월1일이며 7월 30일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는 변경상장을, 사업회사인 하이트맥주는 재상장을 하게 된다.
분할 결정과 함께 하이트맥주 주가는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모처럼 7.69%의 급등세를 보이며 화답했다.
전문가들은 분할로 신설법인이 되는 사업회사 하이트맥주에 주목하고 있다. 분할에 따라 진로 재상장에 따른 부담이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로 넘어감에 따라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하이트맥주는 그동안 진로의 재상장을 위해 군인공제회, 교직원공제회 등 재무적 투자자들과 진로 상장을 위한 풋백옵션을 체결했다. 투자금액에 연복리 8% 수준을 적용한 가격 이상으로 공모가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재무적 투자자들의 주식을 모두 사들이겠다는 내용이다.
이들 재무적 투자자들과의 풋백옵션에 따른 부담으로 하이트맥주는 그동안 주가상승에 제동이 걸리며 저평가를 받아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유진 연구원은 "분할 이후 하이트맥주는 사업실적만으로 평가받고 진로의 투자에 대한 부담을 덜게 돼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백운목 연구원도 "기업분할 이후에는 하이트홀딩스가 진로를 소유하게 돼 사업회사인 하이트맥주는 진로의 영업 및 재무적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며 "하이트홀딩스 보다는 하이트맥주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분할 후에도 하이트맥주의 펀더멘털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분할은 하이트맥주에 사업구조 단순화와 경영효율성 향상,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부증권의 차재헌 연구원도 "진로의 재상장과 관련된 잠재적 재무리스크 부정적 순환과정에 갇혀있던 하이트맥주의 주가가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선순환 구조로 진입할 가능성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하이트맥주가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히든카드로 베팅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의 한국희 연구원은 "투자심리 측면에서 현재 하이트맥주의 주가에 내재해 있을지 모르는 '진로 디스카운트'를 해소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투자매력의 변화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
그는 하이트맥주에 대해 "지주회사 전환 모멘텀을 근거로 한 단기적 접근 보다는 펀더멘털 개선 기대에 근거한 장기 투자매력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하이트맥주의 분할 결정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목표주가를 상향하지 않고 기존 목표가(대우증권 16만5000원, 굿모닝신한증권 16만2000원, 미래에셋증권 15만원, 우리투자증권 17만5000원)를 유지했다.
하이트맥주는 분할 결정 이틀째인 17일 오전 11시8분 현재 전날 급등분을 일부 내주며 0.84% 하락한 11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푸드투데이 이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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