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17년 만에 외부 출신의 전문경영인(CEO) 조용철 대표를 발탁한 농심(대표 이병학)이 회사 목표인 ‘비전 2030’ 달성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내년 출시 40주년을 맞는 대표 제품 ‘신라면’을 중심으로, 현지화 라인업 확장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농심은 지난 7월 신라면의 글로벌 브랜드 슬로건을 ‘스파이시 해피니스 인 누들스(Spicy Happiness In Noodles)’로 정했다. 이는 신라면의 영문명 ‘SHIN’의 앞 글자를 활용해 ‘라면에 담긴 매콤한 행복’이라는 뜻을 담은 것이다. 기존 신라면의 국내 슬로건인 ‘인생을 울리는 신라면’의 가치를 글로벌로 확장해 전 세계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이 슬로건을 바탕으로 농심은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소비자를 겨냥한 현지화가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볶음면’이 있다. 농심은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이달 중 60~70개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앞서 선보인 ‘신라면 툼바’에 이은 볶음면 라인업으로, 글로벌 주력 제품이다.
지난 8월은 신라면을 비롯해 새우깡 등 주표 제품 패키지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제품을 출시했다. 한정판 제품은 1분 40초 만에 품절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농심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심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8712억원, 영업이익은 44.6% 늘어난 544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농심은 2026년 신라면 40주년을 앞두고 신제품 ‘신라면 골드’를 1월 2일 정식 출시한다. 신라면 골드는 글로벌 라면시장의 주요 풍미 중 하나인 닭고기 국물 맛을 신라면 고유의 한국적인 매운맛과 결합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농심의 글로벌 확장 의지를 담은 전략제품이다.
2026년 신라면 40주년을 맞아, 글로벌과 로컬의 경계를 허문 ‘글로컬(Glocal, Global+Local)’ 마케팅을 통해 신라면 브랜드 가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로 신라면 똠얌, 신라면 툼바, 신라면 김치볶음면 등 농심은 신라면 맛의 영역을 보다 글로벌로 확장해 다양한 변주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 네덜란드에 유럽법인을 설립한 농심은 이달 22일부터 28일까지, 영국 런던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 광장에 초대형 신라면 광고를 내걸고, 신라면 현장 프로모션을 펼친다. 런던의 심장부를 파고드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럽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운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유럽 내 매출 3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은 현재 해외에서 6곳(중국 4곳, 미국 2곳)의 생산법인과 7곳의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현재 농심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8%인데, 농심은 2030년까지 매출액 7조 3000억 원, 해외 비중 60% 달성이 목표다.
한편, 조용철 대표는 1987년 삼성물산 입사 이후 삼성전자에서 글로벌마케팅실과 동남아 총괄 마케팅팀장, 태국 법인장 등을 거친 ‘해외통(通)’으로 2019년 농심에 마케팅부문장 전무로 합류한 뒤 2022년 부사장으로 승진, 올해 영업부문장으로서 국내외 영업을 총괄 후 지난 임원인사에서 수장으로 발탁됐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을 통해 공식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