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30년 K-푸드 수출 210억달러 목표…범부처 지원체계 가동

  • 등록 2025.12.23 19: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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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주관, 산업부·식약처·외교부 등 범부처 협업 체계 구축
‘A-B-C-D-E’ 5대 전략으로 미식·관광·푸드테크 융합 수출 확대
할랄·중동·EU 공략부터 AI·로봇 연계 패키지 수출까지 전방위 지원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K-푸드 수출액 210억 달러(약 28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수출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5년간의 수출 증가액의 두 배를 상회하는 공격적인 목표로, 정부는 이를 위해 관계부처의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는 ‘범부처 총력 지원체계’를 가동한다.

 

정부는 2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K-푸드 글로벌 비전 선포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K-푸드 수출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K-푸드 수출액은 123억4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통적인 ‘건강한 맛’ 이미지와 간편·트렌디 제품 확산, K-컬처 시너지 효과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미국·중국·중동·EU 권역별 전략품목 차별화

 

이번 전략의 핵심은 A-B-C-D-E로 명명된 5대 축이다. 먼저 ‘찐 매력 제품 발굴․육성(Attractive authenticity)’ 전략을 통해 권역·시장별 전략품목을 선정해 집중 육성한다. 미국·중국·일본 등 주력 시장에는 바비큐 소스류와 전통주, 유자·오미자 농축액 등을, 중동 시장에는 할랄 한우와 포도·딸기 등 신선과일을 전면에 배치한다. 유럽연합(EU)에는 고부가가치 건강식품과 열처리가금육을 전략품목으로 설정했다.

 

정부는 민간 주도의 시장 개척을 뒷받침하기 위해 민·관 합동 ‘K-푸드 수출 기획단’을 출범시키고, 수출거점 재외공관 30곳을 신규 지정한다. 아울러 해외 소비를 지속 수요로 연결하기 위해 오픈랩형 한식 교육 프로그램 ‘수라학교’를 개설하고, 미국 CIA, 프랑스 르꼬르동블루 등 해외 요리학교와 연계한 한식 교육도 확대한다.

 

원스톱 수출 지원·외교 네트워크 활용…비관세장벽 대응

 

'원스톱 애로 해소(Business-friendly)' 전략에서는 원스톱 수출지원허브를 신설해 상담 창구를 일원화하고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간 핫라인을 개설한다.

 

또한 수출기업의 비관세장벽을 권역(국가)·유형별로 분석·정리하고, 외교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애로해소에 적극 나설 생각이다. 그리고 식약처·관세청과 협력하여 해외 식품첨가물 규정 등 식품안전 규제·법령 개정 동향 등을 신속하게 공유해 나갈 계획이다. 농식품 수출바우처는 2026년 720억 원으로 두 배 확대되며, 환변동보험·인증·컨설팅 지원도 강화된다.

 

미식벨트·콘텐츠 연계로 ‘경험형 K-푸드’ 확장

 

이와 함께 케이(K)-푸드 수출 확대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관광·콘텐츠·컬처·소비재 전반을 아우르는 '케이(K)-이니셔티브 융합(Convergence with K-Initiative)' 전략을 본격화한다. 인바운드 관광객이 한국에서 경험한 K-푸드를 자국에서도 반복 소비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지역 관광 자원과 연계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K-미식벨트’를 고도화한다. 내년에는 치킨을 테마로 한 ‘치킨벨트’를 시작으로, 해외 관광객 선호와 방문 동선을 고려한 제2·제3의 한식 미식벨트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단순 시식 중심에서 벗어나 조리·체험·스토리텔링을 결합한 미식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켜 관광이 곧 수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미디어 콘텐츠를 통한 확산도 강화된다. 정부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와 협업해 K-푸드를 소재로 한 예능·다큐멘터리 등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글로벌 OTT 플랫폼을 활용한 해외 마케팅을 적극 추진한다. 이와 연계해 방송·콘텐츠에 노출되는 메뉴와 식품을 실제 수출 상품으로 기획·개발하는 ‘콘텐츠 연동형 제품 전략’도 병행한다.

 

또한 한류·스포츠 행사, 재외공관 주관 행사와 연계해 K-푸드 홍보를 입체적으로 전개한다. 한류 스타와 글로벌 인플루언서를 ‘K-푸드 대사’로 임명해 현지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신뢰도와 인지도를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더 나아가 뷰티·패션·라이프스타일 소비재와의 융합 마케팅을 통해 K-푸드를 ‘먹는 산업’을 넘어 체험형 라이프 소비재로 확장한다. 과일 마스크팩, 탈모방지 두유 등 식품 원료를 활용한 뷰티·헬스 제품과의 연계 홍보가 대표적이다.

 

AI·푸드테크 결합한 패키지 수출…기술로 경쟁력 강화

 

'디지털·기술 혁신(Digital‧Technology & Innovation)' 전략은 K-푸드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AI·ICT 기반 푸드테크 산업을 수출 전략에 본격 편입해 식품과 기술을 결합한 패키지형 수출 모델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한강라면기계, 3D 푸드프린터, 튀김로봇 등 이미 해외에서 관심을 받는 푸드테크 장비를 K-푸드와 결합해 제품·설비 동반 수출을 추진하고, 해외 인허가 취득과 현지 체험형 홍보 행사도 지원한다. 이는 ‘한국 음식 경험’ 자체를 하나의 산업 패키지로 수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해 중소 식품제조업체의 수출 역량 강화도 병행된다.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민관 협력의 성공 사례를 확산시켜 수출 저변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는 신선 농산물의 규격 물량과 품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 수출전문단지를 2026년까지 20곳 신규 조성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수출용 국산 신품종을 육성해 ‘제2의 샤인머스캣’을 발굴하고, 통관 애로를 줄이기 위해 수입국 농약잔류허용기준(IT) 설정 대상 성분을 2030년까지 108개로 확대한다. 이를 위한 과학적 데이터 축적과 연구도 강화된다.

 

중동·아프리카 공략 본격화…할랄·비건·코셔 시장 정조준

 

‘중동 등 유망시장 진출 확대(Expand global market reach)’ 전략은 UAE를 전략 거점으로 삼아 중동·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할랄·비건·코셔 등 인증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특수시장을 체계적으로 공략함으로써, K-푸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시장 리스크를 분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할랄식품 수출협의체’를 수출기업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확대 개편하고, 국가식품클러스터(익산)에 ‘해외수출지원센터’를 신설한다. 사전 진단부터 기술 검증, 현지 인증, 시장 진입까지 이어지는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해 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한국식품연구원의 해외식품인증지원센터는 알코올 성분 분석과 기술 지원 기능을 고도화한다.

 

중동·아프리카 진출을 위해 코트라 농식품 중점무역관도 1곳에서 4곳으로 확대 지정된다. 할랄·비건·코셔 인증 관련 예산은 70억 원으로 늘리고, 지원 비율도 최대 90%까지 상향해 기업 부담을 줄인다. 현지 전문가 컨설팅과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외공동물류센터를 활용한 물류 인프라 확충도 병행된다. 두바이 ‘걸푸드(Gulfood)’ 등 국제식품박람회 참가 지원과 온라인 쇼핑몰 내 한국 할랄식품관 설치도 추진된다.

 

관계부처도 역할을 분담해 K-푸드 수출을 뒷받침한다. 외교부는 수출거점 재외공관을 중심으로 검역·통관·위조상품 대응을 지원하고 공공외교를 통한 홍보를 강화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시·상담회와 공동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물류·통관·인증 컨설팅을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백년가게 등 소상공인 제품의 수출 상품화를 추진하고, 현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한류 연계 마케팅을 강화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요 수출국의 규제·인증 정보를 제공하고 맞춤형 안전기술 지원을 확대하며,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와 아태 식품규제기관장 협의체(APFRAS) 의장국 활동을 통해 글로벌 규제 협력을 강화한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HS코드 신설, 원산지 인증 간소화도 병행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K-푸드의 비상은 지금부터”라며 “범부처 전략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해 2030년 수출 목표 달성이라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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