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는 동원에프앤비가 대리점에 냉장·냉동 장비를 임대하거나 광고물이 부착된 판촉 장비를 지원하면서 장비 훼손·분실 시 사용기간과 감가상각을 고려하지 않고 구입가액 전액 또는 광고비 전액을 배상하도록 한 계약 조항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22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동원에프앤비는 2016년 6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대리점과 장비 임대 계약을 체결하며, 대리점의 귀책으로 장비가 훼손·분실될 경우 기 경과 사용기간과 감가상각을 공제하지 않고 전액 배상하도록 약정했다. 이는 대리점법 제정·시행 이전 기간에는 구 공정거래법을, 이후 기간에는 대리점법을 각각 적용해 판단됐다.
또한 대리점이 냉장·냉동 장비를 구입하는 경우 동원에프앤비의 브랜드 광고물을 부착하는 조건으로 광고비 명목의 장비 구입가 일부를 지원하면서, 장비 또는 광고물이 훼손·분실되거나 14일 이내 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미 경과한 광고기간이나 사용기간을 고려하지 않고 광고비 전액을 반환하도록 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계약 조건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에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로서 대리점법 제9조 제1항 및 구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당 조항을 근거로 실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고, 조사 개시 이후 동원에프앤비가 문제 조항을 개정해 변경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진 시정에 나선 점을 고려해 행위금지명령과 통지명령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유제품·가공식품 본사가 임대장비 등의 구입가 전액 배상을 전제로 한 불리한 거래조건을 설정한 관행을 제재한 사례”라며 “대리점주의 권익 보호와 불공정 관행 개선을 통해 **국정과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의 현장 실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원에프앤비는 참치통조림, 조미김, 유제품, 냉동식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식품기업으로, 2024년 매출 2조 432억 원, 영업이익 1,136억 원을 기록했다. 공정위는 향후에도 공급업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 행위를 지속 감시하고 엄정 집행해 대리점 등 경제적 약자의 경영 안정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