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 시대 저문다…한국 소비 트렌드, ‘식·금·주’로 재편

  • 등록 2025.12.19 13: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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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 중요도 1위 유지, 금융·보험 체감 중요도는 급상승
소비자 만족도 하락·피해 경험 증가…AI 구독·수리할 권리 인식 확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한국 소비자의 소비생활 인식이 ‘의식주’ 중심에서 ‘식·금·주(식품·금융·주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일상화된 경제 환경 속에서 금융·보험에 대한 체감 중요도는 높아진 반면, 소비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하락하고 소비자 피해 경험은 크게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은 19일 전국 소비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대1 면접조사 결과를 담은 '2025 한국의 소비생활지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소비생활 중요도와 만족도, 소비자 문제 경험, 온라인 소비와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 지속가능 소비 및 ‘수리할 권리’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자료다.

 

소비생활 중요도 1위는 ‘식품·외식’…금융·보험 2위로 상승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생활 분야는 ‘식품·외식’으로 29.0%를 차지했다. 이어 ‘금융·보험’ 10.8%, ‘주거·가정’ 10.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보험은 2023년 조사 대비 0.7%p 상승하며 종합 순위가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연령대별로 보면 금융·보험의 중요도는 전 연령층에서 상승했으며, 50대(14.3%), 40대(12.0%), 30대(11.6%)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고금리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 자산 관리와 금융 상품 선택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결과로 분석했다.

 

소비생활만족도 63.7점…금융·보험은 ‘최저’

 

2025년 종합 소비생활만족도는 63.7점으로, 2023년 대비 4.4점 하락했다. 분야별로는 ‘생활위생·미용’이 72.1점으로 가장 높았고, ‘금융·보험’은 66.2점으로 가장 낮았다.

 

금융·보험 분야 만족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보험·펀드 상품의 복잡한 구조, 정보 비대칭, 금융 이해력 부족 등이 지목됐다. ICT 분야 역시 68.7점으로 3.0점 하락해 만족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소비자 절반 “문제 경험”…식품·외식 피해 급증

 

소비생활 중 문제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50.4%로, 2023년 대비 13.7%p 급증했다. 분야별 문제 경험률은 식품·외식(33.9%), 의류(19.4%), ICT(18.2%) 순이었다.

 

특히 식품 분야에서는 ‘상품 대비 비싼 가격’이 가장 큰 불만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ICT 분야에서는 개인정보 유출·사기 등 보안 불안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소비자원은 가격 인상 체감과 디지털 소비 확대가 피해 경험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소비자 4명 중 1명, 생성형 AI 유료 구독

 

신규 조사 항목인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 현황에서는 온라인 구독 서비스 이용자 중 24.3%가 유료 구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 구독률은 20대(30.1%)와 30대(29.8%)에서 특히 높았다.

 

온라인 소비 경험자는 전체의 73.1%로, 모바일 쇼핑 이용률이 91.8%에 달했다. 금융 플랫폼 이용률은 45.3%로 조사 항목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다만 디지털 보안사고 발생 시 스스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응답은 37.6%에 그쳐 소비자 보호 역량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비싸도 고친다”…‘수리할 권리’ 인식 확대

 

지속가능 소비와 관련해 소비자의 55.5%는 가격이 높더라도 수리가 쉬운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수리하더라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는 응답도 51.7%로, 2023년 대비 10.3%p 증가했다.

 

수리 경험이 많은 품목은 스마트폰, 냉장고·김치냉장고, 에어컨 순이었다. 반면 지속가능 소비를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비싼 수리 비용’, ‘어려운 수리 방법’, ‘부품 부족’이 꼽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정부와 지자체에 공유해 소비자 정책 개선에 활용할 방침이며, 원자료는 소비자원 누리집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소비생활 전반에서 체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가격·정보·수리 접근성 개선이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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