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음료 소비 행태가 달라지고 있다. 가정 내 음료 소비 트렌드가 세대, 소득,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흰 우유’와 ‘요구르트’는 여전히 가정 내 음료 소비 1·2위지만 최근 몇 년 새 두유와 테이크아웃 커피의 소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 반면 전통적 강자였던 인스턴트 커피와 탄산음료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2024 식품소비행태조사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가구 내 주로 소비하는 음료 1위는 ‘흰 우유(54.6%)’였으며 ‘요구르트(45.8%)’, ‘100% 과일주스(43.6%)’가 뒤를 이었다. 두유 소비는 2019년 17.5%에서 2024년 28.9%로 상승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특히 채식 트렌드, 유당불내증 증가, 환경·동물복지 인식 확산 등이 두유 선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커피(인스턴트, 원두, 캔)’의 가정 내 소비 비율은 2019년 54.0%에서 2024년 33.7%로 20%p 이상 하락했다. 이와 달리 ‘테이크아웃 커피(33.6%)’ 소비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며 음료 소비 주도권이 집안에서 바깥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 성인 대상 선호도 조사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음료 1위는 ‘테이크아웃 커피(16.4%)’였으며, 인스턴트 커피는 11.2%에 그쳤다.
가구 형태에 따라 음료 선택은 더욱 다채롭게 나뉘었다. 5인 이상 대가구는 흰 우유(63.1%) 소비 비중이 높았고, 70대 가구주는 요구르트 소비 비율이 50%에 달했다.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흰 우유와 커피 소비가 낮았고,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는 흰 우유 소비율도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맞벌이 가구는 ‘테이크아웃 커피’뿐 아니라 인스턴트 커피 소비도 35.1%로 비맞벌이 가구보다 3.2%p 높아 바쁜 라이프스타일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은 '가공우유(16.5%)'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중학생(20.6%)이 고등학생(12.4%)보다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탄산음료의 경우 남학생 선호율(18.1%)이 여학생보다 7.1%p 높았다. 반면 흰 우유, 100% 과일주스는 전체적으로 선호도가 다소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업체 관계자는 “예전처럼 ‘모두를 위한 음료’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연령, 식습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제품군을 다변화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