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대상 이어 오뚜기 참전…‘제로면’ 전쟁 본격화

  • 등록 2025.07.11 1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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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줄이되 식감은 그대로…밀가루 없는 쫄깃함 경쟁
풀무원 두부·두유면, 대상 콩담백면, 오뚜기 두부피면 각축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건강 관리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되, ‘면의 즐거움’은 포기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여름철 다이어트 시즌이 맞물리며 밀가루 면을 대체할 수 있는 고단백, 저칼로리 면류가 각광받고 있다.

 

11일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하루 탄수화물 섭취량은 1998년 323.5g에서 2022년 254.7g으로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남성은 17%, 여성은 27% 줄었으며, 2016년 이후로는 감소세가 매년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하루 기준치(324g)를 밑도는 수치로, 최근 소비자가 식단 구성에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식이섬유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면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탄수화물을 줄인 ‘제로면(Zero Noodle)’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면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감각적·문화적 만족감을 주는 ‘위로의 음식’으로 여겨진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는 ‘면치기’라 불리는 흡입 소리조차 미식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면을 빨아들이는 리듬과 소리, 목 넘김의 쾌감은 어릴 적 수유의 행복감을 상징적으로 떠올리게 한다는 학술적 해석도 존재한다.

 

따라서 탄수화물을 줄이더라도 면의 식감과 조리 편의성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대체면 시장은 현재 풀무원, 대상, CJ제일제당, 오뚜기 등이 푸드테크 역량을 총동원해 ‘단백질 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제로면 돌풍 주도한 풀무원…성수기 출고량 5배

 

국내 단백질 면 시장을 가장 먼저 연 주자는 풀무원이다. 2020년 ‘건강을 제면한 두부면’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서는 ‘지구식단’ 전략의 플래그십 제품으로 두유면과 두부면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밀두유면’을 선보이며 제품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삶거나 헹굴 필요 없이 동치미냉면, 들기름막국수 형태의 키트형 제품으로 구성돼 여름철 간편하고 건강한 한 끼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풀무원은 두유를 직접 갈아 만든 두유액으로 제면해 고탄력·탱글한 식감을 구현했으며, 두부면은 100g당 단백질 16g, 두유면(150g)은 식이섬유 6g, 칼슘 342㎎, 단백질 5g을 포함해 기능성 면 제품으로의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공급량은 전년 대비 약 4배 늘었고, 성수기인 7~8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출고되고 있다.

 

풀무원은 두부면·두유면의 글루텐 프리 특성을 기반으로 미국, 유럽, 동남아 등 해외 시장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두부면은 이미 미국, 유럽, 그리고 동남아 등지에 수출 판매되고 있으며, 두유면은 오는 8월부터 키트 2종(잔치국수, 비빔국수)이 우선 미국 현지로 수출될 예정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여름철은 제로면 성수기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며 “공장을 풀가동해도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으로 긴급히 생산 계획을 조정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배 이상 출고량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대상, ‘콩담백면’ 연평균 성장률 106%…생산량 2배 확대

 

대상 청정원은 2021년 ‘두부로 만든 콩담백면’으로 대체면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2023년 리뉴얼을 통해 열량을 30kcal로 줄이고, 글루텐 프리, 당류 0%, KETO 인증까지 확보, 건강 중심 식단 수요에 맞춘 전략을 강화했다.

 

출시 초기 약 5% 수준이던 시장 점유율은 2023년 약 31%까지 급등했으며, 2024년까지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06%에 달했다.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나타났고, 이에 따라 생산 능력을 전년 대비 2배 확대, 소비기한도 23% 늘리는 기술 개선을 단행했다.

 

현재는 비빔국수, 동치미냉국수, 콩국수, 멸치국수 등 6종과 사리면 1종으로 구성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으며, 1인분당 평균 열량은 110kcal로 저칼로리 식단을 지향하는 소비자층에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오뚜기 ‘피막 면’ 기술로 구현한 쫄깃함…두부피면의 차별화

 

풀무원·대상이 주도하던 단백질 면 시장에 최근 hy, 오뚜기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가세하면서 초기 양강 구도에서 다자 경쟁 체제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hy는 지난 2월 ‘잇츠온 가벼운 두부면’을 출시, 다이어트 및 건강식 수요에 본격 대응하고 있다. 가벼운 두부면은 밀가루와 전분을 사용하지 않고 국내산 대두만으로 만들어 글루텐프리 인증을 받았으며, 180g 기준 40㎉로 열량을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별도 삶는 과정 없이 소스나 육수만 더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조리성과 뜨거운 국물·비빔면·냉면 등 다양한 요리에의 적용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뚜기도 최근 ‘고단백 컵누들’ 2종(매콤로제맛·마라샹궈맛)을 선보이며 대체면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 제품은 두부피로 만든 면을 사용해 전자레인지 1분 조리라는 편의성은 유지하면서도 단백질 12g, 열량 150~170kcal로 설계해 건강 간편식 시장을 겨냥했다.

 

특히 두부피면은 두부를 압착해 만드는 기존 두부면과 달리 끓는 콩물 표면에 형성되는 피막을 활용해 제조된다. 이 제조 방식은 식물성 단백질의 자연스러운 질감을 살리면서도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제공하며, 소스 흡착력이 뛰어나 깔끔한 풍미를 제공한다.

 

오뚜기 관계자는 “두부피면은 넓고 얇은 형태로 소스 배임성이 뛰어나 매콤하고 꾸덕한 소스와의 조화가 특히 우수하다”며 “식물성 단백질을 기반으로 콜레스테롤 0mg, 트랜스지방 0g 제품으로 설계됐고, 전자레인지 1분 조리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바쁜 일상 속 건강한 한 끼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고 밝혔다.

 

현재 대체면 시장의 핵심은 ‘밀가루 면과 가장 흡사한 식감’과 ‘영양학적 균형’을 얼마나 조화롭게 구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일반적인 밀가루 면의 쫄깃한 식감은 글루텐 네트워크 형성 덕분인데, 식물성 단백질은 이를 재현하기 어려워 단백질 함량이 높아질수록 꾸덕하거나 퍼석한 질감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원료 조합, 제면 방식, 응고제 활용, 식이섬유 배합 등 기술력이 제품 차별화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면 시장은 이제 단순한 탄수화물 저감 수준을 넘어 밀가루 면에 가까운 식감과 영양 밸런스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 경쟁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소비자들은 맛과 건강, 조리 편의성까지 갖춘 ‘완성도 높은 면 제품’을 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ESG 가치와 연계한 지속가능 식단 제안까지 포함된 고차원적 제품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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