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뚜기·샘표·SPC, 저속노화 식단 선점 경쟁 본격화

  • 등록 2025.07.08 1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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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당·고단백·식물성 중심 제품 잇단 출시…건강·지속가능성 키워드 부상
햇반·라이트앤조이·단백하니·파란라벨 등 브랜드별 전략 차별화 뚜렷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저속노화(slow aging)’ 열풍이 식품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건강을 고려한 식생활은 중장년층을 넘어 2030세대까지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이에 발맞춰 식품업계는 저당·고단백·식물성을 키워드로 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슬로우에이징 식품 각광, 생산도 변화…슈거제로·고단백 식품 급증

 

이제 식사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삶의 질을 결정짓는 행위로 재인식되고 있다. 칼로리 계산이나 체중 조절을 넘어서, 체력 유지와 면역력 강화를 위한 영양 균형 중심의 식단이 저속노화를 위한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고기와 채소를 함께 먹는 샤브샤브, 채소쌈, 곡물 샐러드형 덮밥 등이 있다. 조리법은 간단하지만,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균형 식사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식습관의 변화는 실제 식품 생산 구조에도 뚜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안전정보원이 발표한 ‘2024년 식품산업 생산실적’에 따르면, 저속노화 트렌드에 부합하는 식품 생산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슈거제로’ 제품의 생산액은 전년 대비 20.1% 증가한 5726억원을 기록했다. 단백질 함량을 높인 ‘고단백 식품’도 24.0% 증가해 5688억원에 달했으며, 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끈 땅콩버터, 레몬즙, 애플사이다 비니거 등 식물성 원료 기반 식품 생산액은 691억원으로 전년(130억원)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저염·저당·저지방을 강조한 축산가공품과 무항생제·동물복지 인증 축산물 역시 생산이 증가하며, 식탁 전반에서 건강성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슬로우에이징 트렌드 대응…CJ·오뚜기·샘표, 건강 신제품 잇단 출시

 

슬로우에이징 트렌드가 본격화되면서 식품업계는 건강성과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은 제품 출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샘표 등 주요 식품기업들은 ‘저당·고단백·식물성’을 키워드로 전통식품부터 간편식, 소스류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저속노화 개념을 식품에 적용한 대표 주자다. 2024년 11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의 ‘슬로우에이징 식사법’을 반영한 ‘햇반 렌틸콩현미밥+’와 ‘햇반 파로통곡물밥+’ 등 햇반 라이스플랜 2종을 출시해 6개월 만에 30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이어 최근에는 식물성 단백질을 강조한 프로틴바 ‘단백하니’를 출시하며 시장 저변을 확대했다. ‘단백하니’는 10대 고대작물 중 하나인 파로를 사용하고, 열·압력 퍼핑 공정으로 곡물의 고유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분리대두단백 12g 함유, 천연 대체당 알룰로스 사용, 칼로리는 설탕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대상다이브스 복음자리는 건강 다이어트 원료로 주목받는 애플사이다비니거(사과초모식초, 일명 애사비)를 활용한 ‘저당 애사비 베이스’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100㎖ 기준 당 함량 2g으로 당 부담을 줄였고, 직접 개발한 알룰로스를 사용해 단맛을 구현했다. 스페인산 유기농 사과초모식초로 향미를 살리고, 특유의 쿰쿰한 향은 제거해 애사비 입문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오뚜기는 그간 선보여온 ‘저당 케첩’, ‘저칼로리 드레싱’, ‘가벼운 참치’ 등의 건강 제품을 통합한 브랜드 ‘라이트앤조이(LIGHT&JOY)’를 새롭게 론칭했다.

 

라이트앤조이는 “즐기세요, 더 가볍게”라는 슬로건 아래,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일상 식단을 지향한다. 신제품 드레싱 3종(▲참깨 ▲아몬드캐슈넛 ▲시저)은 국내 주요 드레싱 제품 대비 칼로리를 25% 이상 줄인 유화형 드레싱으로,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부담 없는 영양설계를 강조했다.

 

발효 장류의 대명사 샘표도 슬로우에이징 흐름에 발맞춰 건강 발효식품을 재정비했다. 최근 출시한 저당 장류 4종은▲‘저당 태양초 고추장’ ▲‘저당 양념쌈장’ ▲‘저당 초고추장’ ▲‘저당 비빔장’으로 구성된다. 이 제품군은 모두 100g당 당 함량을 2~5g 수준으로 낮췄으며, 특히 여름철 수요가 높은 초고추장의 경우 기존 대비 당류를 90% 줄인 저감 설계가 적용됐다.

 

 

건강한 빵도 진화…파리바게뜨·뚜레쥬르·신세계푸드 3파전

 

이 같은 슬로우에이징 흐름은 가공식품을 넘어 제빵업계 전반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제빵업계는 고단백, 저당, 저칼로리 등 건강 지향 원료와 기능성을 전면에 내세운 제품 라인업을 잇달아 선보이며 건강한 베이커리 식문화 정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SPC 파리바게뜨는 건강 전문 브랜드 ‘파란라벨’을 론칭하며 건강빵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맛과 영양의 밸런스’를 콘셉트로 4개월만에 800만개 판매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제품군을 저당 그릭요거트 케이크 등 디저트 영역까지 확장하며, 베이커리 전반에서 건강함과 맛을 동시에 잡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최근 건강빵 엠블럼 ‘SLOW TLJ’를 도입하며, 건강빵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는 뚜레쥬르가 꾸준히 강조해온 건강빵 철학과 최근 주목받는 저속노화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브랜드 전략으로, “천천히, 제대로 만든 빵으로 건강한 삶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출시 제품인 ‘고단백 저당 씨앗 깜파뉴’는 현미가루와 씨앗 토핑으로 풍미를 더하고, 100g당 11g 이상 단백질을 포함해 균형 잡힌 영양을 제공한다. 이를 활용한 샌드위치까지 함께 출시해 건강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잡는 식사빵으로 주목받고 있다. 뚜레쥬르는 향후 제품 라인 확대와 함께 SNS 캠페인 등을 통해 건강빵 카테고리의 대중화를 꾀할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건강빵 트렌드 확산에 대응해 유통 채널 특성에 맞춘 ‘투트랙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마트 내 ‘E베이커리’ 및 ‘블랑제리’ 매장에서는 가성비 중심의 통곡물·고단백 식사빵을 확대 중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유산균 쌀 모닝롤’ ▲‘렌틸콩 퀴노아 깜빠뉴’ ▲‘병아리콩 곡물빵’ ▲‘스펠트밀 바게트’ 등이 있으며, 이들 제품은 2025년 6월 기준 누적 판매량 150만 개를 돌파했다. 백화점 유통망에서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보앤미(BO&MIE)’를 통해 고급 수요층을 공략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건강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식품을 선택하지 않는다”며, “맛과 영양, 지속가능성을 모두 고려한 식단이 일상화되면서 저속노화는 식품산업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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