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양화 방지·어장환경 개선 등 절실
황토, 적조생물 세포 파괴 효과
오·폐수 유입 엄격히 규제해야
최근 전남 여수에서 경남 남해도에 이르는 지역에 올해 첫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후 빠른 속도의 적조확산으로 11일 여수에서 첫 어류폐사를 일으키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올 적조는 예년과는 다른 도깨비형 출몰로 방제작업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있으며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의 급격한 증가로 하룻밤 사이 돔 150여만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또 경남에서는 지난 17일 통영, 남해, 거제에서 방어와 참돔, 농어 등 8만9천800여마리가 폐사해 총 2억2억600만원의 피해를 냈다.
이렇게 큰 손실을 가져오고 있는 적조. 그 원인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적조(赤潮·red tide)현상이란 플랑크톤이 대량 번식하여 집적함으로써 바다물의 색이 변색되는 현상을 말한다. 해양에 서식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나 박테리아, 미생물이 번식에 알맞는 환경조건이 될 때 일시에 많은 양이 번식되거나 또는 생물 물리적 현상으로 집적되어 바닷물의 색깔을 변색시키는 현상이다.
적조대가 형성되면 독소와 산소의 부족으로 어패류 뿐 아니라 주변의 다른 생물체까지 집단 폐사하고 바다 생태계가 황폐화된다. 우리나라 연안의 적조는 1962년에서 1970년 중반까지 주로 진해만 일대 내만에서 무독성의 규조류에 의해 발생했다가 소멸되곤 했으나 1980년대부터 외만으로 적조가 확산되고 그 기간도 장기화하는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대부분의 적조현상은 거의 남해안, 폐쇄성 내역인 진해만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마산만, 당동만, 원문만 등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듯 남해안에 적조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주변에 공단지역이 많아 수질오염이 심한데다 특히 매년 9월경에는 해수의 온도가 섭씨 20℃정도에 이르며 수심이 얕고 섬들이 많아 해류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동해안은 수심이 깊고 바닷물의 교류가 빠르며 수온이 낮아 대표적 적조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서해안은 큰 조석간만의 차와 갯벌의 발달로 적조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적조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적조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수온, 염분, 광도, 영양염류와 같은 물리·화학적 요인, 초식성 동물플랑크톤에 의한 섭식,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 식물플랑크톤들 사이의 경쟁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 조류나 해류와 같은 바닷물의 이동과 물의 순환, 기상조건 등이 적조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되는 생활하수나 공업폐수 등도 적조생물의 성장을 돕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적조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수처리장과 환경시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도 적조의 커다란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대부분의 하수처리장에서는 유기물을 없애기 위해 미생물을 키워서 이 유기물을 먹게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하수처리장 운전자들이 영양물질의 배포량을 조절하지 못해 물과 영양염류를 같이 썩게 하거나 물을 정화시키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하수종말, 분뇨, 축산폐수처리장 등의 환경기초시설이 처리능력부족과 정화시설고장 등으로 배출허용 기준치를 최고 1만배까지 초과한 유해 폐수를 대량 방류, 오히려 수질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이 시설들은 관리상태가 엉망인데다 장비마저 낡아 적조를 발생시키는데 한 몫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한가지 적조 발생 원인으로 가두리 양식장을 꼽을 수 있는데 이곳에서 나오는 물고기 배설물, 떡밥 등으로 인해 영양염류가 많이 발생된다. 이 밖에도 연안의 해상교통량이 많아지면서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고 양식업과 채취어업이 더욱 성해지면서 바다 남용의 현상으로 적조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적조발생으로 인한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적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적조예보로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국립수산진흥원과 수산연구소에서 적조현상이 발생하여 그 세력이 크거나 어업피해 발생위험이 있을 때 선박감시, 육상감시, 항공감시 등을 이용한 적조예보를 발령한다. 적조 예보는 적조발생시 신속 대처로 수산피해 최소화, 유관기관과의 협조 체제 유지로 적조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
또 부영양화 현상을 막아야 한다. 적조는 적조생물의 증식에 필요한 물질들이 많이 녹아있는 부영양 수역에서 자주 발생하므로 먼저 어장의 부영양화가 얼마만큼 진행되었나를 판정하고 부영양 수역이라 판정되면 산업폐수와 가정하수의 유입을 철저히 규제하고 적정양식으로 자가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어장환경을 개선함으로 적조를 예방할 수 있다. 육상과 양식장의 모든 폐기물과 오염물질은 저층에 퇴적되어 부패 분해되면서 용존산소를 소비하고 각종 유독성물질을 생성하므로 이들 저질을 준설하거나 갈아주거나 폭기시켜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어장 환경개선 방법이다.
퇴치용 천적들의 이용하는 생물학적 방법도 있다. 이것은 생태계 내에서 피식자-포식자 관계를 이용해 원하지 않는 생물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초식성 동물플랑크톤이 얼마나 많은 양의 식물플랑크톤을 먹는가에 따라 식물플랑크톤의 양이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적조원인생물을 효과적으로 먹어치울 수 있는 천적생물을 찾아내고 이들을 대량 번식시켜 적조발생 초기에 투입, 적조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최근 적조 발생 후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 황토를 이용한 것이 있다. 황토는 동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적조생물을 흡착, 가라앉히고 특히 황토 속에 들어있는 알루미늄 성질이 적조생물 세포를 파괴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 수산진흥원 실험결과 적조생물이 황토입자에 흡착해 가라앉는 효과가 있으며 황토내의 알루미늄 성분은 적조생물의 세포를 파괴, 황토살포 30분 후엔 약 78%의 적조생물이 제거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대처방안에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적조 발생시 화학약품의 살포가 한 가지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생태계의 다른 생물에 대한 영향이나 화학약품의 비용을 고려하여 양식장이나 폐쇄성 수역에서만 사용하도록 제한된다.
약품의 경우에도 적조 생물 뿐 아니라 우점하는 다른 해양생물에 대한 영향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적조를 예방하거나 적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연구됐지만 가장 근본적인 적조 예방 방법은 영양염류를 포함하고 있는 오·폐수의 유입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일이다.
푸드투데이 이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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