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농산물가격 고공행진

  • 등록 2011.02.20 12: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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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자본 억제.생산확대 등 중장기 대책 필요

국제 농산물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면서 2008년 식량위기를 재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곡물 가격 급등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고 오는 6월에는 G20 첫 농업장관 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어떤 국제적 공조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1월 식품가격지수는 230.7로 사상 최고치인 2008년 6월 224.1을 경신했다.

반면 기후여건 악화에 따른 공급차질로 전 세계 곡물재고율은 2009~2010년 22.2%에서 2010~2011년 19%로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소맥(밀)과 옥수수, 대두(콩) 등 주요 수입 곡물은 지난해 초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다가 같은 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현재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7일 옥수수의 선물가격은 1부셸당 712.75센트로 2009년 2월 이후 92.4% 상승했다.

소맥은 1부셸당 850.75센트로 50.9%, 대두는 1부셸당 1404.50센트로 46.4%, 설탕의 원료인 원당은 1부셸당 31.26센트로 145.2% 올랐다.

한은 해외조사실 종합분석팀 노진영 과장은 "지난해 7월부터 북반구 특히 러시아를 중심으로 가뭄 등 이상기후가 나타나 작황이 나빠지면서 식량공급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노 과장은 "곡물 가격이 상승하자 투기자본이 유입돼 상승폭이 더 커지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수요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공급 압력이 가세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현재의 곡물가 상승세는 2008년 식량위기를 재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각국에서 상승폭을 키우는 투기자본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이들이 가격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증거가 부족하고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이번 G20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곡물가격 통제를 주요 의제로 언급하기도 했지만, 국가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고 관련 업계의 로비도 심해 성과 있는 논의가 이뤄질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식량정책팀 민연태 과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밀과 콩, 옥수수의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민 과장은 "현재 이들 곡물 생산량은 밀 0.9%, 콩 9~10%이고 옥수수 역시 극소량으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쌀 농경지 일부에 밀, 콩, 옥수수를 심어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식량문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오는 2015년까지 이들 곡물 비축량을 50~55만t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산물유통공사(aT) 등과 협력해 중국 등 특정 국가에 한정된 수입 경로를 확대하는 국가곡물조달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민 과장은 "곡물가 안정은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푸드투데이 김창호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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