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어떤 커피를 마셨나요? 공정무역으로 거래되는 '착한 커피'인가요?"
언제부터인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단어인 '공정무역'.
자유무역의 폐해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시작된 공정무역은 제3세계의 농민 등 생산자에게 정당한 이윤을 돌려주자는 것이 기본 취지다.
공정무역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공정무역이 실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정말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등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신간 '커피의 정치학'은 공정무역으로 삶이 변화된 농민들의 생생한 경험을 들려주는 한편 공정무역의 한계도 분명히 짚어준다.
저자 다니엘 재피 미국 워싱턴주립대 사회학 조교수는 공정무역 커피를 재배하는 농가와 일반 커피를 재배하는 농가의 양적, 질적 차이를 체계적으로 비교 분석한다.
공정무역 사례 연구를 위해 멕시코로 건너간 저자는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 주의 시에라 후아레스 산맥 깊은 곳에 있는 산골 마을 야가빌라, 테오틀라스코 등에서 2년 이상 연구를 진행했다.
공정무역 커피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평균적으로 수익, 자녀 교육, 주거 환경 등에서 일반 커피 재배 농민들에 비해 형편이 나았지만, 전체적인 수지 타산은 조금 나은 수준에 불과했다.
공정무역 커피의 경우 유기농 재배여서 일반 커피 재배보다 노동력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정무역 커피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일반 커피 재배 농민들보다 훨씬 더 비싼 값에 커피를 팔지만 그만큼 생산 비용도 많이 들어갔다.
"정말이지 생산비는 오르는데 공정무역 가격은 10년째 그대로예요, 10년 전 인건비는 하루에 20페소였는데 지금은 50페소를 요구해요. 공정무역이 더 이상 공정하지 않다니까요."(현지 농민)
공정무역 내부의 불공정함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내가 보기엔 공정무역 가격은 전혀 공정하지 못해요. 거의 20년 전에 정한 가격이니까요. (중략) 업계에서 대부분의 수익은 생산자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생산자에게서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중간 상인)의 손에 떨어졌어요."(현지 농민)
저자는 공정무역의 이점과 가능성, 한계를 모두 보여주면서 공정무역이 직면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펴냄 / 다니엘 재피 지음 / 박진희 옮김 / 432쪽 / 1만8000원.
푸드투데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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