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시장에서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의 양강구도가 뚜렸이 굳혀지면서 16일 현재 1위 하이트맥주 수성을 오비맥주가 바싹 따라잡아, 선두다툼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국내 주류업계는 토종 맥주회사 하이트맥주와 글로벌 사모펀드 KKR과 AEP가 대주주로 있는 오비맥주의 양사 경쟁구도로 재편돼있다.
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은 2008년 58.2%, 2009년 56.3%, 2010년 상반기 55.35%로 감소추세에 있다.
반면에 OB맥주는 2008년 41.8%, 2009 42.5%, 2010년 상반기 44.3% 등으로 점유율을 조금씩 상승시키며 1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올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1236억7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1% 감소했다고 밝혔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35.7% 감소한 650억7100만원에 그쳤다. 3분기 누계 매출액은 7880억1800만원으로, 작년 대비 1.2% 감소했다.
올 3분기 누계 영업이익률은 15.6%로, 작년 3분기 21.2%에 비해 5.6%포인트 줄었다. 하이트맥주의 상승기류에 이상징후가 포착된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트맥주는 올 상반기까지 340만 상자를 수출함으로써 올해 연간 수출물량이 지난해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이트는 수출물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일본 시장에 발포주와 제3맥주를 수출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국과 홍콩, 몽골 등에 자사 브랜드 하이트와 맥스를 수출하고 있다.
하이트맥주의 '드라이피니시 d'가 서울과 수도권에 국한된 유통에도 불구하고 출시 44일 만에 1000만병(330㎖ 기준) 판매라는 대기록을 세우는 등 내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드라이피니시 d'는 '제12회 아시아 패키지 디자인 콘퍼런스'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장규 하이트맥주 부회장은 수입 맥주가 쏟아져 들어오는 현실에서 국내 맥주도 글러벌 스탠다드에 맞춰 발전해야 하는 만큼 경쟁 상대를 국내 기업에 한정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넓히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1위 탈환에 힘쓰고 있는 오비맥주는 올해 10월 말까지 맥주 수출 물량이 2009년 한 해 실적을 넘어선 890만 상자(상자당 500㎖ 20병)를 기록, 연말까지 사상 처음으로 1000만 상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카스 외에도 홍콩의 블루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데스터를 비롯한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전 세계 35개국에 30여종의 맥주를 판매하는 오비맥주의 연간 수출 물량은 2007년 469만 상자, 2008년 626만 상자, 2009년 779만 상자로 빠르게 늘었다.
올해는 연말까지 약 1200만 상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대비 54% 가량 성장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 시장의 경우 까다롭고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반영, 제3맥주와 알코올 7% 맥주, 무알코올 맥주, 다크 비어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오비맥주는 올 들어 10월 말까지 일본에 600만상자를 수출, 지난해 실적(380만상자)을 큰 폭으로 추월했고 연말에는 작년 수출물량의 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오비맥주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등의 영향으로 내수 시장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스 라이트가 5월 출시 이후 173일 만에 총 5000만병(330㎖병 기준) 판매를 돌파하는 등 카스 브랜드의 약진이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국내 맥주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한 오비맥주는 이런 해외 시장에서의 호평을 바탕으로 내년 말까지 중국 칭다오 맥주를 제치고 아시아 최대 맥주 수출 기업으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이호림 오비맥주 사장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맥주의 맛과 품질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와 요구를 충족시키는 제품 개발과 브랜드 역량 강화로 오비맥주의 제2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상승가도에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는 하이트맥주는 1996년 브랜드 이름과 회사명까지 조선맥주에서 하이트맥주로 바꾼 후, 제품을 출시한지 3년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하며 무려 40년 만에 맥주업계의 순위를 뒤집어 놓았다.
반면 OB맥주는 1996년 하이트맥주에 1위 자리를 뺏긴 이후 14여년을 넘기면서 그동안 단 한 번도 하이트맥주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2007년 전체 주류업계 총 매출액은 6조7688억원이고 이중 맥주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정도인 3조3821억원이고 그중 약 60%정도를 하이트맥주가 차지해 하이트맥주와 OB맥주가 대략 6:4 비율로 시장을 나눴다.
하이트맥주의 2007년도 총매출액은 1조8378억원이고 순매출액은 9629억원으로 2006년 대비 7.8% 올랐고, 영업이익은 2307억원, 순이익은 1369억원으로 2006년 대비 각각 14.5%, 74.1%의 신장률을 보였고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었다.
OB맥주는 40년간 고수해온 업계 1위 자리를 너무 쉽게 내주고는 14여년이 다 지나가는 현재까지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OB맥주의 가장 큰 실패요인은 바로 '매너리즘', 업계 1위라는 자만심에 빠져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른 대처를 못한 데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푸드투데이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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