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삶에서 느끼는 일상의 깨달음

  • 등록 2010.11.02 12: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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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생활은 촛불과 같아서 언제 꺼질지 모른다. 그러므로 타오르는 순간순간에 우리는 충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7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산문집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에서 이재무(52) 시인은 "촛불이 타오른다. 촛불은 타오르는 동안만 촛불이다"라며 오늘의 현실에 주목하며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시인은 하루하루 삶에서 느낀 개인적인 경험과 현실을 바라보며 느낀 단상을 전하며 힘겨운 생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안을 전한다.

마흔여덟의 나이에 생을 마친 어머니와 교통사고로 비명횡사한 연년생 동생 등 가족을 잃은 슬픔과 지독했던 가난에 괴로웠던 스무 살 시절에 대해 그는 "나는 차라리 사고무친의 고아가 부러웠다"고 고백한다.

"가난과 참척의 설움을 안겨준 고향을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 무작정 상경한 서울 생활에 대해서는 "적수공권으로 올라온 나에게 서울 생활은 사막을 횡단하는 낙타의 고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한다.

제목이 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은 청계산 산행 도중 만난 비를 피하려고 들른 청계사에서 먹은 점심 공양에 대한 기억이다. 이 날 "밥은 하늘이다"는 깨우침을 얻었다는 시인은 어느 날 밥집에서 상 위에 놓인 숟가락을 쳐다보면서 다시 이 '진리'를 되새긴다.

"내가 오늘 다녀가는 이 숟가락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살아가자고 천천히 밥 한 그릇을 달게 비운다. 숟가락 앞에서 밥은 비로소 밥이 된다는 것을 처음인 듯 깨닫는다."(104쪽)

시인은 자기반성과 다짐에 이어 시대에 대한 유감도 날카롭게 펼친다.

우리 사회의 깊은 갈등과 싸움에 대해 그는 "나의 밥이 소중하면 너의 밥도 소중하다는 이 단순한 이치를 망각한 데서 갈등의 골이 패이기 시작한다"라고 말한다.

"불행하게도 가난한 사람들이 무능을 넘어 악으로 규정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가난은 그 자체로 서럽고 억울한 일이다. 그런데 거기에 가난한 주체가 사회적 무관심과 냉대를 넘어 폄하와 멸시와 소외와 구박과 억압과 폭력을 강제당하고 있다면 그 심정을 어찌 필설로 다 형용할 수 있겠는가."(109-110쪽)

화남출판사 펴냄 / 이재무 지음 / 284쪽 /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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