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조깅을 하고, 맥도날드 햄버거와 코카콜라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한 뒤 스타벅스 커피로 졸음을 쫓는다.
주위가 온통 브랜드다. 브랜드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다국적 기업들이 화려한 브랜드의 이미지 뒤에 숨긴 불편한 진실을 들춰낸 '슈퍼 브랜드의 불편한 진실'이 출간 10주년을 맞아 국내에 새롭게 번역 출간됐다.
반 세계화 운동의 '바이블'이 된 이 책은 2000년 캐나다에서 처음 출간돼 그해 '캐나다 내셔널 북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전 세계 28개국에서 지금까지 100만 부가 넘게 팔려나갔다.
국내에는 2002년 중앙M&B가 처음 소개했다. 당시 책 제목은 원제목을 그대로 쓴 '노 로고(NO LOGO)'. 이후 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절판된 책을 이번에 살림비즈가 재출간했다.
저자인 나오미 클라인은 캐나다 출신의 언론인이자 반세계화 진영을 이끄는 시민 운동가.
그의 펜촉은 다국적 기업들의 브랜드 전략을 송곳같이 겨냥한다.
저자는 제품이 아닌 브랜드에 초점을 맞춘 다국적 기업들의 전략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지구촌 한 편에는 이들 기업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제3세계 노동자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이키 운동화는 노동 착취가 자행되는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됐고 바비인형이 입는 작은 의상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아동 노동자들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출간 당시 이 책이 앞으로의 일을 예견하는 경제 전망서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책에 담긴 내용은 놀라울 정도로 오늘날의 현실과 잘 들어맞는다.
나이키는 운동화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스포츠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회사로, 스타벅스는 커피 체인점이 아니라 문화 공간으로 '변신'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저자는 "'노 로고'는 기업이 주도하는 규칙에 맞서 진정한 대안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행동주의를 일컫는 말"이라면서 소비자들에게 다국적 기업들의 브랜드 전략에 맞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살림비즈 펴냄 / 나오미 클라인 지음 / 이은진 옮김 / 712쪽 / 3만원.
푸드투데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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