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재래흑돼지의 고기가 일반 돼지보다 훨씬 맛있는 이유가 밝혀졌다.
농촌진흥청 난지축산시험장은 경상대학교와 공동으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순수혈통을 가진 제주 재래흑돼지를 대상으로 유전자 지도 작성과 특이형질 발굴 연구를 한 결과 재래흑돼지가 여러 가지 품종을 교잡한 일반 백색 돼지보다 고기 맛이 좋은 이유는 염색체의 유전자 특성 때문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진은 제주 흑돼지 염색체 12번에 고기의 맛과 질을 좌우하는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는데, 재래흑돼지는 일반 돼지보다 맛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근내 지방량이 13배나 많고, 고기의 질과 관련이 있는 적색도와 채색도는 각각 39%와 35%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즙이 나오는 정도를 나타내는 육즙 침출도(적을 수록 좋음)도 일반 돼지보다 43%가 낮았다.
돼지의 건강한 정도와 고기의 질을 좌우하는 혈액 내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양도 일반돼지보다 7.5%가 많았으며, 이런 특성의 유전자는 염색체 6번의 134cM(센티 모간: 유전자 사이의 거리)에 위치한 사실을 밝혀냈다.
지방산 실험에서도 제주 흑돼지는 몸에 좋은 생리활성물질인 불포화 지방산인 팔미트올레인산(C16:1)이 일반 돼지보다 15% 많고, 이와 관련된 유전자는 염색체 8번의 112cM에 위치했다.
또한 간 기능을 나타내는 GPT(Glutamic pyruvic transaminase) 수치 또한 제주 흑돼지가 5% 낮았으며, 관련 유전자는 7번 염색체의 149cM에 위치함을 밝혔다.
연구진은 염색체 12번과 관련한 자세한 연구결과는 좀 더 연구를 진행한 뒤 내년 상반기에 네이처 등 국제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난지축산시험장 고문석 연구관은 "제주 재래흑돼지가 맛있는 것은 유전적으로 뛰어난 형질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밝혀졌다"며 "앞으로 유전적 특성을 활용해 비육 흑돼지 생산 연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66농가가 재래흑돼지 3만여 마리를 키우고 있으나 순수한 혈통의 재래흑돼지는 제주축산진흥원에 있는 100여 마리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드투데이 서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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