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교수의 건강 코디

  • 등록 2009.09.14 12: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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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錢魚)의 맛과 영양을 나타내는 속담이 많다.

가을 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가던 며느리 다시 돌아온다,` `가을 전어 봄 멸치`, `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 등이 가을 전어의 맛을 나타내는 대표적 속담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옛날부터 전어를 가을에 주로 먹었고 또 맛과 영양에 반했다는 방증이다.

조선후기 실학자인 서유구는 자신의 저서 ‘임원경제’에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 서울에서 파는데 귀천(귀족과 천민)이 모두 좋아했으며, 사는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라고 했다”고 기록해 놓았다.

연한 뼈째 아삭아삭 씹어 먹는 전어는 세꼬시나 소금을 뿌려 숯불에 살짝 구운 전어구이, 내장 중에 밤톨(돌기)만 따내 담그는 전어밤젓을 맛본 사람이라면 두말없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전어에 관한 일화를 보면 “옛날 지리산 노고단에 마고할미가 살았다. 하루는 그 할미가 한 걸음 펄쩍 뛰어 경남 삼천포로 바다 구경을 나섰는데, 사람들이 ‘마도’라는 작은 섬에서 육지로 오가는 것이 불편해 보여 징검다리를 놓아주기로 마음먹었다.

넓은 치마폭에 지리산 바위를 싸서 한창 징검다리를 만들 때였다. 바다 저 멀리서 고기떼가 허옇게 몰려오는 것이었다. 마고할미는 더 이상 다리를 놓으면 안 될 것 같아 그만두었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의 삼천포 늑도 앞의 징검다리 섬이고 고기떼는 가을 생선으로 유명한 ‘전어’였다”고 한다.

씹을수록 뒷맛이 고소하고 은은하다는 전어는 성질이 급해 양식이 안되고, 횟집 수족관에서도 하루 이상을 버티지 못한다.

전어는 벼가 익을 무렵에 살이 가장 통통해지고 맛도 절정에 오르는데 여름 산란기를 지나 뼈가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9월 중순부터 11월초까지 싱싱한 전어회를 맛보려는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남해안으로 이어진다.

전어의 전체적인 영양분은 계절별로 차이가 없으나 가을이면 유독 지방성분이 봄이나 겨울에 비해 최고 3배 높아진다. 봄에 살코기 100g당 2g이던 지방이 가을이면 6g으로 올라간다. 가을에 먹는 전어회가 유독 고소한 이유다.

전어는 영양가도 풍부하다. 전어에는 일단 뇌기억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는 DHA와 함께 뇌혈관 질환을 예방한다는 EPA가 다른 생선에 비해 풍부하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춰줘 동맥경화, 뇌졸중 혈전 등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있다.

비타민 D·E도 풍부해 노화방지에도 좋고, 뼈째 먹는 만큼 칼슘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피부미용에 좋다.

이뇨작용도 도와 아침마다 몸이 붓고 팔다리가 무거운 증상을 해소하는데 DHA와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므로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외에도 전어에는 불포화지방산 뿐 아니라 필수 아미노산 8종의 함량 역시 풍부해 각종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데 좋은 음식이다.

한편 전어는 항염증효과, 혈중콜레스테롤감소, 항암작용, 항혈전효과 및 뇌 조직 형성을 촉진하는 등 여러 가지 생리적인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전어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비타민 B군은 빈혈, 구강염, 각기병 등을 예방해 주고 비타민 E는 노화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단백질이 분해돼 생긴 글루타민산과 핵산도 많아 두뇌 기능과 간기능을 강화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위장을 보하고 장을 깨끗하게 해주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어는 잡은 후 비늘과 내장을 제거하고 살은 약재로 쓴다. 예로부터 “음기를 보하고 기를 북돋우며 해독하는 효능이 있어 음이 허하여 내열이 생긴 것과 식은땀에 열이 나는 증상, 잘 낫지 않는 부스럼 등을 치료한다”고 했다.

하지만 비린내가 나는 단점이 있는데 전어의 비린내를 없애는 방법은 쌀뜨물에 5분 정도 담가 놓았다가 생선의 비린내를 없애 주는 요리 전용 술이나 식초 등을 살짝 넣고 조리를 하면 비린내를 없애 주고 살을 단단하게 해준다.

깔끔한 회 맛에 길든 사람은 전어가 느끼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마늘과 양파, 무, 오이와 함께 초장에 무쳐 먹으면 좋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야채의 영양소까지 섭취할 수 있고, 마늘과 양파는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순전히 영양만을고려한다면, 전어는 구워먹기보다는 회로 먹는게 좋다. 굽는 과정에서 DHA와 무기질 등이 소실되기 때문이다.

전어를 고를 때는 몸 길이 20㎝ 이상으로 큼직한 것이 좋다. 이보다 적은 전어는 구우면 기름기가 많이 빠져나가 먹을 게 별로 없다.

구이용 전어를 많이 샀을 때는 소금을 뿌리지 않고 냉동실에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눠 보관한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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