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5월은 축제의 계절

  • 등록 2009.05.11 15: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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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축제는 주로 봄과 가을에 열리고 있다. 봄에는 농사철을 앞두고 여가를 이용하여 마을마다 남녀노소 모두가 겨우내 움추렸던 몸과 마음을 곱게 단장하고 한해의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는 축제를 열었다.

그 대표적인 축제가 5월 단오로서 마을에서는 단오제례를 올리고 단오굿거리를 하며 아낙네들은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고 신주를 담그며 수리취떡을 만들기도 하였다.

또한 다가오는 여름철을 시원하게 나기 위한 단오부채를 만들고 악신을 쫓는 단오부적을 그려 몸에 간직하기도 하였다.

오늘날 우리사회가 산업사회로 이행되었지만 아직도 축제는 농경사회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고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역마다전해 오는 고유한 음악, 무용, 탈춤, 마당극놀이, 향토 특산물 및 음식 등 관련 문화나 예술을 축제행사에 포함시키고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기리는 등 축제의 내용이 보다 다양해졌으며 더 나아가 국제영화제나 연극제 등의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들을 개최하는 도시들도 늘고 있다.

늦가을까지 곡식에 필요한 일조량이 풍부한 남부지방에서는 봄철의 축제기간이 긴데 비하여 중, 북부지방은 짧은 일조량으로 인해 봄철의 축제는 기간도 짧고 축제의 내용도 다양하지 못하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현재 자연을 주제로 하는 봄철의 축제는 봄이 빨리 찾아 온 남부의 영호남 지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개최하는 축제가 성공한 경우도 있으나 실패한 경우도 많아 보인다. 실패의 원인이라면 아마 충분한 사전준비와 검토 없이 무조건 열고 보자는 식으로 개최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선진국의 축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거리의 퍼레이드를 비롯하여 춤과 음악, 영화, 연극,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행사들로 구성되어 있고 축제기간도 한 달 이상 개최하되 기존시설과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여 비용을 최소화하고 시민들이 축제를 통해 애향심을 기르고 고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역축제들의 현장에 가보면 공설운동장 등에 향토음식전과 풍물전을 열어 지역특산물을 소개하는 등 축제의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고는 있으나 음식물, 특산물 등이 비싸고 비위생적이어서 참가자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기존의 음식점을 이용하게 하거나 임시로 식당을 설치할 경우에도 위생적으로 운영하도록 관련 행정기관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축제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성공한 축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현재 열리고 있는 지방축제 중에서 선진국의 축제와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는 곳은 부산의 5월 축제를 꼽을 수 있겠다.

먼저 축제기간을 5월에서 6월에 이르기까지 거의 한 달이 넘게 개최하고 축제의 내용도 조선통신사 퍼레이드를 시내 중심가에서 가져 춤과 소리를 주제로 모든 시민들에게 관심을 끄는가 하면 연극제의 경우에는 시내 14개 극장을 활용하고 있고 관련 프로그램도 국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9개국 24개 작품을 초청하여 공연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통신사 축제는 ‘역사에서 배운다’라는 주제를 내세우고 관련국인 일본의 6개 지역 예술단이 참가할 뿐 아니라 조선통신사를 주제로 학술 심포지움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 문화축제를 비롯한 부산국제무용제도 이 기간 중에 개최하여 다양한 장르의 내용을 구성하여 5월 축제를 더욱 알차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축제행사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은 물론 여러 나라의 공연예술단을 참가시키고 축제기간을 넉넉하게 조정하면 장기적으로는 세계적인 축제로 승화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의 기존 시설과 자원봉사자를 활용하면 지역의 모든 기관과 시민이 동참하는 명실상부한 경제적인 축제가 될 수 있다.

그 이외에도 지방축제는 자연을 주제로 하는 철쭉제, 장미축제, 나비축제, 대나무축제 등의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고 있고 하동 야생차축제는 ‘여유와 행복’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자연으로 초대하는 특색 있는 테마를 연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4일 있었던 여수시의 봄 축제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축제의 안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주고 있다.

폭죽소리에 말이 놀라 기수가 낙마하고 화약의 취급부주의로 연막탄이 폭발하는가 하면 요트대회에서는 참가자가 익사하는 등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축제는 많은 사람이 참가하는 행사이므로 매 프로그램마다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5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모든 사람들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싱그러운 신록이 주는 자연의 선물을 만끽하고 새 기운을 받아 일상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절이다.

불볕더위에도 지치지 않고 자연재해가 닥치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봄철에 준비하고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축제를 기획하는 측에서는 축제의 내용을 알차게 구성하고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은 봄의 축제를 통해 한 해를 힘차게 살아가는 원동력으로서의 가치를 발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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